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앞두고 서울 일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거래가 감소한 반면, 신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르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이달 8일 조사(-0.02%)까지 34주 연속 하락했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상한제 도입 발언 이후 15일 조사에서 0.05%로 상승 전환했고, 22일 조사에서도 역시 0.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준공 연령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비해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8일에는 0.06%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8일 상한제 언급이 나온 뒤부터는 지난주까지 2주 연속 0.01%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의 경우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이 지난 8일 조사 당시 0.09% 오르며 초강세를 보였지만, 상한제 발언 이후 15일 0.03%, 22일 0.01%로 오름폭이 둔화됐다.

반면 이달 8일까지도 0.01%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이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이후 15일 조사에서 0.08%, 지난주 조사에서 0.13%를 기록하는 등 상승폭이 커지며 사뭇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일례로 입주 3년 차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최고 10억95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고, 현재는 11억∼13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지어진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의 경우 최근 전용 82∼84㎡는 최고 14억원, 전용 59㎡는 11억5000만원까지 실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전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권(입주권)도 초강세다. 분양권은 입주 때까지 원칙적으로 매매 거래가 금지되지만 일부 예외적으로 매매가 가능한 분양권을 중심으로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2·3단지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 아너힐스' 조합원 분양권은 전용 84㎡가 23억∼24억원 선이다.

또 이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솔베뉴'와 오는 9월 말 준공하는 '고덕동 그라시움'도 전용 84㎡가 현재 11억5000만∼12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을 만큼 강세다.

이처럼 신축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고, 신규 아파트를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시중의 막대한 유동자금과 30조원으로 추정되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보상금이 결국 새 아파트 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는 상한제의 시행 방안이 지연됨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며, 최근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새 아파트만 나홀로 상승세를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