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화·전지 '투트랙' 동반부진…"수요둔화·가격하락 악순환 빠졌다"
2019-07-25 19:10
2분기 영업이익 2675억원…실적 컨센서스 대비 25% 낮아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요둔화…"시장에선 구매 미루고 관망세"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요둔화…"시장에선 구매 미루고 관망세"
LG화학은 전날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액 7조1774억원, 영업이익 2675억, 순이익 8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매출액(7조519억원)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7033억원)은 62%나 감소한 수치다. 최근 3개월 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의 평균값으로 본 실적 컨센서스(3556억원) 보다도 25%가량 낮았다.
이는 신학철 부회장이 이달 9일 "5년 내에 매출 규모를 현재 30조원 수준에서 두 배가량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후 처음 발표한 실적이다.
LG화학에서 투트랙으로 내세웠던 석유화학부문과 전지부문이 모두 부진했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 기준으로 석유화학부문(6628억원)은 약 60% 줄었고, 전기차 배터리사업 등을 맡고 있는 전지부문(270억원)은 128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화학사들은 NCC 설비에 납사를 투입해 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미국 셰일오일 등을 통해 납사 공급량이 늘면서 원료가격은 낮아졌다. 그러나 이를 가공해서 만들어내는 석유화학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더 큰 탓에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간 납사가격이 20.9% 감소한 사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은 45.3%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위축이 꼽힌다.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 최홍준 과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기초소재인 석유화학제품 교역량 감소세가 뚜렷하다"며 "수요감소로 인해 제품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시장에서는 관망세로 최소한의 수준에서만 구매를 이어가고 있어 제품 가격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더 큰 상황"이라며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중간재를 수입한 뒤 가공해서 최종재를 공급하기까지 2~3달은 소요될텐데 향후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당분간 중간재 교역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LG화학과 업계 1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은 내달 5일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