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추가 보복 국면에 '거북선 횟집' 간 文대통령···"당당하게 대응하자"

2019-07-24 17:36
정의용·볼턴 면담서도 거북선 모형…靑 "우연이라지만" 대일 메시지 포석

'규제자유특구, 지역 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을 주제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 참석차 24일 부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거북선 횟집'에서 오찬을 했다. 같은 날 청와대에서 가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간 회동에서도 접견실 뒤편으로 '거북선 모형'이 포착됐다.

청와대는 '의도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대일(對日) 메시지'를 깐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은 일본의 한국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 우방국)' 배제 의견수렴 종료일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이날 오전 9시 51분 관련 공식 의견서를 일본 경제산업성에 제출했다.

문 대통령과 행사에 동행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점심을 거를 수 없어 해변 밥집으로 앉았다"며 "바다가 들어오는 확 열린 맛집이다. 그런데 그 집 이름이 '거북선 횟집'"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식당에서 마이크를 잡고 "오늘 횟집은 부산에서 유명한 집이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며 "지난번 전남 가서 거북선 12척을 얘기했더니 다들 너무 비장하게 받아들이더라"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부산 누리마루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섭 광주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문 대통령, 오거돈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는 당당하게 대응하고 특히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이 정치권이 그리고 지자체장들이 함께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라남도청에서 열린 '블루 이코노미' 보고회 참석 당시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이날 혁신 기술 테스트와 관련 기업을 집중적으로 활성화하는 '규제자유특구 7곳'을 세계 최초로 지정했다. 규제샌드박스 4법 중 마지막인 '지역특구법'에 따라 규제자유특구가 출범, 본격적인 규제 해소를 통한 신(新)산업육성의 토대를 마련할 전망이다.

규제자유특구 7곳은 강원(디지털 헬스케어) 지역을 비롯해 대구(스마트 웰니스), 전남(e-모빌리티), 충북(스마트 안전), 경북(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부산(블록체인), 세종(자율주행) 등이다.

문 대통령은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규제자유특구, 지역 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을 주제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참석, 규제자유특구 출범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성장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시·도지사 간담회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해 8월 이후로는 11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