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춘추전국시대 열린다] ​2020년, OTT 각축전이 시작된다

2019-07-23 07:58
디즈니·애플·AT&T까지…2020년 OTT 시장 대진표 4강구도 완성
콘텐츠 사업자 '직접판매'·유료방송업계 '가입자 감소 방어' 노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올해 하반기에 디즈니와 애플이 OTT 서비스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워너미디어와 컴캐스트가 새로운 OTT 서비스를 선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OTT 시장 경쟁환경 및 사업전략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OTT 시장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를 비롯한 전통적 미디어 강자들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디즈니부터 애플까지··· OTT로 미디어 시장 정조준

[그래픽=아주경제]


기존 미디어 산업을 주도했던 대형 사업자들이 OTT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대형 콘텐츠 사업자들이 자체 OTT 플랫폼을 통해 직접 판매(Direct to Consumer, D2C)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신인은 '디즈니+(플러스)'다. 디즈니는 오는 11월 '디즈니+'를 출시할 계획이다. 디즈니+에 포함될 콘텐츠는 디즈니 스튜디오를 비롯해 마블, 픽사, 루카스 필름 등에서 제공된다. 또한 미국의 OTT 3위 사업자인 훌루의 경영권을 일부 확보한 만큼 결합 판매하는 방식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애플도 OTT 서비스를 출시한다. 애플TV+는 구체적인 요금과 콘텐츠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AT&T는 타임 워너의 명칭을 '워너 미디어(Warner Media)'로 바꾸고 2020년 초 프리미엄 OTT 서비스를 출시하며 케이블사업자인 컴캐스트도 자회사인 NBC유니버설을 통해 2020년 자체 OTT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OTT 플랫폼인 푹(POOQ)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oksusu)'가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의 이름은 '웨이브'로 알려졌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 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이처럼 기존 미디어 산업에서 시장을 주도하던 사업자들이 OTT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시장 전반의 경쟁구도와 서비스 이용 행태에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디어 시장 급변에··· 이유는 달라도 해법은 'OTT'로

S&P글로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의 상위 3개 OTT 사업자의 가입자 규모는 아마존 비디오가 6312만명, 넷플릭스 5849만명, 훌루 2295만명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와 훌루의 격차에서도 알 수 있듯 후발 사업자가 OTT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규 OTT 서비스 론칭이 잇따르는 것은 서비스 사업자마다 시장 진입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사업자인 디즈니는 '직접 판매'를 노린다. 디즈니는 폭스사 인수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이는 대형 OTT 론칭의 기반이 됐다. 컴캐스트 또한 지난해 10월 유럽 최대 유료방송사업자인 '스카이(Sky)'를 인수했으며, OTT 플랫폼 론칭 시 유럽 지역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유료방송사업자인 AT&T와 컴캐스트는 가입자 기반 감소를 방어하는 차원에서, IT기업인 애플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OTT를 선택했다.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향후 글로벌 OTT 시장은 세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할 수 있다"며 "디즈니+가 단기간에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해 2강 체제가 이어지는 경우,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아마존을 추월하는 경우, 기존 2강과 디즈니·애플이 모두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다극화 체제 등"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