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2.2%로 '뚝'…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
2019-07-18 19:15
성장률 전망 발표때마다 하향 조정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끌어내렸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하향 조정이다. 투자·수출 부진에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는 모습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한은은 최근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때마다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3%대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에는 2.8%, 석 달 뒤인 10월에는 2.7%까지 낮춰잡았다. 올해 들어서도 1월엔 2.6%, 4월엔 2.5%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이번 수정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2%) 이후 최저치다.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우려감이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한두 달 사이 급변한 상황'으로 △미·중 무역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변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꼽았다. 특히 5월 통방문에는 없었던 일본의 수출규제 요소가 처음 등장하며 이번 수정 전망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 문제가 발생하면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 연관성을 감안할 때 일본의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면 분명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으며,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도 2.4%에서 2.0%로 0.4% 포인트 내렸다. 일부 외국계 기관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가 2.0%를 넘어설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각보다 우리 경제가 더 좋지 않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폭도 커질 전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84.5원까지 치솟으며 뚜렷한 원화 약세를 보였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상단은 막혔지만, 연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급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우려돼 중장기적으로는 달러당 1200원 돌파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수정 전망은 올 성장률이 1%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선제적 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경 등 재정지출 확대 등이 하반기 경기의 하방 경직성을 높여줄 수는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를 상쇄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