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중국? 중저급 기업만 나간다"…무역전쟁 여파 일부 인정

2019-07-17 12:40
발개위 대변인 "해외 이전 규모 크지 않아"
MS·구글·소니·크록스 등 탈중국 행렬 지속
"다양한 요인 때문, 유턴 사례도 있어" 강변

[사진=연합뉴스 ]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 당국이 반박에 나섰다.

해외 이전 기업 수가 많지도 않을 뿐더러 대부분 규모가 작고 영세한 기업이라는 주장이다.

1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멍웨이(孟瑋) 대변인은 전날 "중국 내 제조업의 해외 이전은 규모가 크지 않고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멍 대변인은 "(해외로 이전한 기업은) 중저급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분업화와 재배치가 심도 있게 이뤄지고 중국 제조업이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기업은 비용과 노동력, 환경 원가가 낮은 곳으로 옮기고 어떤 기업은 자체 발전 전략에 따라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무역전쟁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멍 대변인은 "당연히 극소수 기업의 경우 미·중 무역 마찰의 영향을 피한 것이기도 하다"고 자인했다.

일부 사례로 치부하기에는 탈중국 행렬이 심상치 않은 게 현실이다.

미국의 HP와 델은 노트북 생산량의 30%를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키로 했고, 대만의 에이서, 아수스 등도 중국 공장의 해외 이전을 검토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소니, 닌텐도 등도 중국을 떠나는 '차이나 엑소더스'에 동참했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기업에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신발 제조업체인 크록스, 맥주 냉장기기 제조업체인 예티, 진공청소기 제조업체 룸바, 카메라 제조업체 고프로 등도 생산기지를 동남아시아로 옮길 태세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게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멍 대변인은 오히려 중국으로 유턴하는 사례도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는 건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운영 비용과 근로자, 공급망, 교통 운수 등 전반을 고려해야 한다"며 "해외로 옮겼던 기업 중 일부는 현지 적응에 실패해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멍 대변인은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제조업에서 큰 성과를 거뒀고 글로벌 분업화에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며 "그동안 세계 각국에 질 좋은 상품을 제공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개위는 제조업의 고품질 발전을 견지하며 산업 체계와 내수 등의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화 개혁에 주력할 것"이라며 "세계 일류 수준의 경영 환경을 조성해 제조업 발전의 흡인력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