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무역협상단의 ‘뉴페이스’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장이 미국을 상대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9일 있었던 미·중 전화통화 협상에 참여한 그의 합류로, 양국 무역협상이 타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 부장은 15일 상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6+1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인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난하고, 중국의 ‘투쟁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우선 6+1전략에서 ‘1’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대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먼저 무역전쟁을 일으켰고,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자, 전형적인 보호주의 행보라고 비난했다.

중 상무부장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은 무역전쟁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우리는 국가와 인민의 이익, 다자무역체재를 수호하기 위해 ‘투쟁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며 1전략을 설명했다.

이외에 6개 전략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중심의 경협 강화 ▲보행전용거리 상업화 발전 전략 추진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하이난 자유무역구와 무역항 건설 추진 ▲훙차오(虹橋) 국제무역포럼의 성공적 개최 ▲상업 발전을 통한 빈곤퇴치라고 그는 덧붙였다.
  중 부장은 중국 측 무역협상단의 새로운 얼굴이다. 경제학 박사 출신인 그는 저장성에서 대외무역 담당 부성장을 맡으면서 시진핑(習j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인연을 맺은 시 주석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국제무역 방면에서 실무경험이 풍부하지만, 그간 미·중 무역협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9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가진 전화통화에서부터 협상단에 합류했다.

이날 전화통화는 시진핑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 됐었다.

특히 이날 전화통화에서 중국 측의 강경한 자세가 주목됐는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대해 중국 대표단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규제를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야 농산물을 구매하겠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중 부장의 등장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리판 베이징 무역전문가는 중 부장의 인민일보 인터뷰와 관련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2020년 미국 대선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기 위해 기다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C)의 스캇 케네디 이코노미스트도 “중 부장의 갑작스러운 합류는 중국이 더 이상 미국과 대화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해 안정적인 관계로 전환되는 시기는 금방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