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방문 중 이 총리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 발언 왜 나왔나?

2019-07-14 18:28
이 총리, 영원무역 찾아 한국수출공업단지(KEPZ) 관련 방글라데시 협조 요청
초두리 장관 "내 심장은 기업인" 대한 화답, 이 총리 '정치인' 언급
일각 내년 총선 출마 염두 해석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에 있는 한국 의류기업 ‘영원무역’을 찾은 자리에서 “내 심장은 여전히 정치인”이라고 발언한 배경에 주목된다.

이 총리는 이날 세이프자만 초두리 방글라데시 국토부 장관에게 영원무역이 항구도시 치타공에 조성한 한국수출공업단지(KEPZ) 관련 방글라데시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초두리 장관은 "저도 장관이 되기 전에 사업가였고 지금 공직에 있지만 심장은 기업인"이라며 "한국의 KEPZ 투자를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지만 이런 투자가 안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항구도시 치타공에 조성한 한국수출가공공단(KEPZ)의 소유권 이전 문제를 겪고 있다. 20년째 이 일대 토지 소유권 이전이 안 되는 등 방글라데시 정부의 인허가와 관련된 문제다.

노스페이스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영원무역은 지난 1980년 방글라데시에 첫 진출했으며 현재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에서 누적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외국계 기업이다. 현지 고용 인력 규모만 6만4000여명에 달한다.

이 총리는 "영원무역은 이미 방글라데시의 일부가 돼 있고 KEPZ도 방글라데시의 것"이라며 "세계의 젊은 기업인들이 그런 것을 보면서 방글라데시에 더 투자하고 싶고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선 국회의원이기도 한 초두리 장관은 이전 아라밋(Aramit) 그룹 회장, 치타공 상공회의소장 등을 역임했다.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장관이 먼저 '기업인'이라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총리는 "그 문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생산적 대화가 되길 원한다"며 "저도 지금 이 위치에 있지만,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이다"라고 답했다.

때문에 이 총리가 ‘정치인’ 발언을 한 것은 한국 정부의 방글라데시에 대한 경제 협력을 보증하겠다는 의미의 화답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에 있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방글라데시를 공식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수도인 다카시의 영원무역 다카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