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 억만장자 특혜 논란에 美노동장관 사퇴

2019-07-13 08:50
아동성범죄 억만장자 봐주기 논란에 여론 급격히 악화

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을 두고 '봐주기' 논란에 휩싸인 알렉산더 어코스타 미국 노동장관이 12일(현지시간)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스콘신주(州) 밀워키로 떠나기 직전 백악관에서 기자들 앞에서 어코스타 장관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내 결정이 아니라 어코스타의 결정이었다"며 "그는 훌륭한 노동부 장관이었다. 직무 수행을 매우 잘해냈다"고 추켜세웠다.

어코스타 장관은 엡스타인이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20여명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지난 7일 체포된 뒤 줄곧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과거 엡스타인에 특혜를 주었다는 논란이 일면서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엡스타인은 2008년에도 미성년자 약 40명에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검사와의 감형 협상 끝에 종신형 위기에서 벗어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감형 협상을 감독한 검사가 어코스타 장관이다. 

엡스타인 사건이 연일 언론을 달구고 어코스타 장관을 둘러싼 여론이 계속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더 이상 그를 보호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코스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4월에 취임해 2년 3개월만에 물러나게 됐다.

 

알렉산더 어코스타 미국 노동부 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