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일 무역갈등에도 국내 은행산업 안정적"
2019-07-11 18:36
가계부채‧부동산 가격 상승‧낮은 수익성은 잠재적 위협요인
한·일 무역갈등으로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국내 은행산업은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의 대립구도 속 신용위험' 세미나에서 "한·일 무역갈등이 국내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은행산업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산건전성 유지, 안정적인 자본력, 꾸준한 자산 성장 등이 은행산업을 지탱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홍택 S&P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팀 상무는 "시중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관리 능력이 높고 자본적정성도 지난 4년간 꾸준히 유지됐다"며 "최근 리스크가 큰 해외진출 사업을 확대 중이지만 총자산 대비 의미 있는 수준의 자산성장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보유고도 꾸준히 늘어 은행권의 단기외채 커버 비율이 4.3배로 10년 전보다 3배 정도 강화됐다"며 "전체적 자산 성장 추세를 보면 은행산업은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몇 가지 위협요인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 상무는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불균형 심화 △낮은 수익성 △새로운 규제변화 등을 향후 위협요인으로 제시한 가운데, 특히 저조한 수익성을 우려했다.
그는 "최근 개선되긴 했지만 아시아권에서 일본 다음으로 수익성이 저조해 위기 시 손실 흡수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한국 은행들은 이 부분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4년간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급등하고 지역은 오히려 떨어져 금융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며 적절한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채권자 손실 부담 제도(Bail-in)'와 관련한 우려를 제기했다. 정 상무는 "최근 미국과 서유럽에선 채권자 손실 부담제도가 도입되고 아시아에서도 논의 중인데, 국내에 도입된다면 우리는 민간은행에 대한 정부지원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볼 것"이라며 "이는 은행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