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의 탱고발레’...탱고와 사랑에 빠진 이들의 ‘진짜 탱고’

2019-07-10 18:41
7월11일부터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S씨어터 공간을 위한 시리즈 프로그램 ‘컨템퍼러리 S'의 첫 번째 무대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만남과 사랑과 이별을 모두 느끼기 위해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3분이면 됐다. 함께하는 탱고 음악과 춤, 노래는 강렬했다. 까맣게 잊어 먼지가 소복이 쌓여 있던 사랑의 어느 한 지점이 갑자기 느껴졌다.

‘김주원의 탱고 발레 ’3Mintues: Su tiempo' 그녀의 시간‘이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세종문화회관은 2018년 10월 300석 규모의 가변형 극장 세종S씨어터를 개관했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허물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S씨어터 공간을 위한 시리즈 프로그램 ‘컨템퍼러리 S'의 첫 번째 무대다.

‘컨템퍼러리 S' 시리즈는 첫 걸음을 가볍게 뗐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김주원이 예술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은 이번 공연은 5회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개막 하루 전인 10일 언론에 공개 된 ‘김주원의 탱고 발레’는 관객들의 관심에 부응했다.

탱고를 사랑하는 최고의 발레리나와 재즈 디바, 라이브 밴드가 함께 선사하는 무대들은 짜릿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김주원은 밀롱가로 바뀐 무대 위에서 한 여자의 사랑과 이별을 애절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

김주원은 “옛날부터 탱고를 좋아했다. 탱고도 그렇고 발레도 그렇고 호흡이 중요하다. 드라마를 몸으로 표현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탱고는 평균 3~4분 인데 인생이 담겨 있다”며 “웅산 언니를 섭외하기 위해 직접 분당에 있는 집에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른다. ‘라 벤타나’의 팬이어서 전화를 드렸는데 정태호 음악 감독님께서 승낙해주셨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김주원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영철은 듀엣으로 호흡을 맞추며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아름답고 때로는 너무도 슬프게 표현했다.

재즈보컬리스트 웅산과 유사랑은 탱고의 열정과 한을 그대로 전달했다. 웅산은 “블루스, 판소리, 탱고 등 애환이 담긴 노래를 유독 좋아한다”며 “탱고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진짜 탱고를 하게 돼 기쁘다. 가슴이 떨릴 정도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탱고 음악을 하는 밴드 ‘라 벤타나’의 리더 정태호는 이번 공연을 위해 4인조 밴드를 구성했다. 기타 박윤우, 바이올린 강호선, 콘트라베이스 최인환이 들려주는 라이브 음악은 아르헨티나에 있는 어느 밀롱가로 관객들을 안내했다. 편곡이 인상적이었다.

음악감독과 편곡을 맡은 정태호는 “한정된 악기 편성 속에서 어떻게 하면 춤을 추고 또한 감상할 수 있는 탱고 음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했다. 웅산은 "정태호 감독님이 작업 도중 6kg이나 빠졌다"고 귀띔했다.

김주원 예술감독의 말대로 ‘드라마 발레’라는 형식이 잘 맞는 공연이었다. 발레 그리고 탱고에는 드라마 같은 인생이 담겨 있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