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비리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시켜 준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말했다. 

국회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친형 변호사 선임과 관련해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윤 국장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9일 윤 국장은 “이남석 변호사를 형(윤우진)에게 소개한 것은 내가 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면서 “윤 후보자가 2012년 주간동아 기자와 (자신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인터뷰한 것은 나(윤대진)을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서 였다”라고 말했다.

이남석 변호사는 대검찰청 연구관 출신으로 윤대진 국장과 중수부 근무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국장의 이날 해명은 윤석열 후보자가 2012년 당시 여러가지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 자신을 돕기 위해 거짓말을 해 준 것이며, 법률 위반 혐의도 대신 뒤집어 쓴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행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는 어떤 이유에서든 변호사를 소개해 주거나 사건수임을 알선해서는 안된다. 앞서 8일 열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원들은 지난 2012~2015년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경찰 수사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자가 변호사를 소개시켜주고 수사를 방해하는 등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자는 “수사를 방해한 적도, 변호사를 소개해 준 적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8일 자정 무렵, 뉴스타파에서 2012년 당시 “내가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우진 서장을 만나보라’고 했다”는 윤 후보자의 전화녹취 파일을 보도하면서 거짓말 논란이 시작됐다.

녹취 내용을 살펴보면 당시 윤 후보자는 후배 검사(윤대진)가 (경찰의)외압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후배 모르게 지인(윤우진)을 도우려 한 것으로 영리목적이나 수사방해 등 불순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만은 사실이다.

이에 야당의원들은 ‘인사청문회 내내 변호사 소개 사실을 부인하는 등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했다’면서 공세를 펼쳤고, 윤 후보자는 ‘윤우진씨의 변호인은 이 변호사가 아닌 박모 변호사’라며 “변호사를 선임하는 뜻으로 소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안이 검찰총장을 낙마시킬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강골검사’로알려진 윤석열 후보자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힌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윤대진 국장도 차기 중앙지검장 후보군에서 사실상 탈락한 것으로 봐야 한다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의 적격성이 증명됐다며 조속히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윤 후보자에 대한 검증작업을 진행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