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콕 쇼핑가 점령한 홍콩 시위대…경찰과 또 충돌

2019-07-08 07:05

지난 달 홍콩 범죄인 인도법 개정 반대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주말인 7일에도 이어졌다. 이번 시위는 기존의 홍콩섬이 아닌 주요 관광지가 몰려있는 카오룽반도에서 진행됐다.  홍콩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진상을 호소하고 지지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홍콩 시위대는 이날 오후 '홍콩의 주권을 지켜라' 등의 구호가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카오룽반도 유명관광지 침사추이에서 중국본토와 홍콩을 오가는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역까지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3만여명(경찰 측 추산 5만6000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고 홍콩 명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대는 저녁 7시(현지시각) 공식적으론 평화롭게 해산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네이던로드를 따라 행진, 밤 10시경 쇼핑가 몽콕에 진입해 차로를 점령하기도 했다. 경찰 측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몽콕 인근 네이던로드는 다음 날인 8일 새벽 1시 15분이 되서야 주변 도로는 다시 개방됐다.

홍콩 정부는 이날 밤 늦게 일부 시위대가 몽콕 거리를 점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 대변인은 "이번 시위가 교통과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쳤고 대중에게 불편을 안겼다"며 "홍콩은 법치주의 사회로 시민들은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엔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최소 수 만명의 홍콩 시민이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는 평화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이중 일부 시위대가 물리력을 동원해 입법회 건물에 진입해 의사당을 점거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7일 밤 홍콩 카오룽반도 주요 쇼핑거리인 몽콕 지역에서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쓴 일부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