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소재부품 對日 무역수지 67억 달러 적자…정부 "국산화 개발 속도"
2019-07-07 09:48
한일관계 국교 정상화 이후 일본 상대 무역흑자 없어
일본 수출규제 계기 국산화 개발에 역량 집중
일본 수출규제 계기 국산화 개발에 역량 집중
올해 상반기 소재부품 대(對) 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8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5년으로 시계를 넓혀보면 적자 규모는 90조원에 달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냈지만, 그에 필요한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일본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30여년 전부터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정책지원을 해왔으며 이번 일본 수출통제를 계기로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연간으론 151억 달러(17조7000억원), 지난 5년간을 보면 763억 달러(89조4000억원) 규모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보면 9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상반기 대일 무역수지 적자 99억 달러(6월 25일까지 누적) 중에 소재·부품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소재·부품에서는 전자부품과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의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세부적으로 부품은 전자부품(-21억2000만 달러), 일반기계부품(-5억2000만 달러), 정밀기기부품(-4억5000만 달러) , 전기장비부품(-4억1000만 달러)이 적자였다.
소재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18억5천만달러), 고무 및 플라스틱(-7억달러), 1차금속제품(-4억5000만 달러), 비금속제품(-2억7000만 달러)에서 적자다.
한국은 한일관계 국교 정상화 이후 일본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낸 적이 없다. 대일 무역적자는 2017년 283억 달러, 지난해 240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석유를 수입해오는 사우디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사우디 대상 무역수지 적자는 작년 223억8000만 달러, 올해 상반기 93억6000만 달러였다.
이런 경제 구조 때문에 한일관계가 삐걱거리면 한국에 더 피해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4월 전경련이 개최한 한일관계 진단 전문가 긴급 좌담회에서 "한국이 일본을 대상으로 무역흑자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재, 부품, 장비를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이 가공무역 수출을 하는 경제구조인데다가 그동안 일본을 벤치마킹해서 성장하며 일본 기술을 많이 들여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1999년 한국이 부품·소재 산업에서 일본을 따라올 수 없다는 지적이 일본에서 나오자 정부는 2001년 부품소재특별법을 만들었다.
통상 당국자는 "이는 자동차 등 부품소재 국산화의 기반이 됐고, 디스플레이 등 부품개발로도 이어지며 중간재 수출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품에 비해 소재는 기초과학 기반이 더 많이 필요하다 보니 성과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 정부 평가다.
정부는 이에 소재에서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10년부터 10대 소재 국산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2014년에는 부품소재특별법을 소재부품특별법으로 개정했으며, 이제는 장비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특별법으로 바꿀 계획이다.
법 개정은 작년 말 대통령 보고에 담긴 사안으로 오는 9월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