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오신환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 가겠다”
2019-07-05 10:00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5일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의 길을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경제와 민생을 말하면서도 실상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선거를 겨냥한 갈등 증폭에 몰입하는 양당체제의 폐해는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의 변화된 모습과 생산적인 정책을 보여드리겠다”며 “뿌린 만큼 거둔다는 정직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공정한 평가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문희상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너지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는 일은
정치가 최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할 책무입니다.
아무리 정치인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정당 간의 갈등이 격화된다 해도
국민에 대한 책임까지 내던지는 일만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져온 국회 파행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잘못입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기 이전에
정치인 모두가 자성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송구스럽습니다.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 너무나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겠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남을 끌어내려서 이득을 취하는
마이너스 정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위해 보다 나은 정책을 내놓고,
진정성 있는 실천으로 경쟁하는
공존과 합의의 플러스 정치를 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야 하는
정치 본연의 책무를 단 한 순간도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라 안팎으로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의치 않은 시장상황과 높은 규제 장벽을 호소하며
해외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도
빨간 신호등이 들어온 지 오래입니다.
자영업 몰락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고용흐름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국민이 체감하는 최악의 고용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계의 채무상환능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전 양상에 접어든 가운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반도체 등 우리의 수출주력품목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핵심소재 수급을 어렵게 만드는 경제보복을 가해온 것입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즉각 철회돼야 합니다.
외교적으로 해결할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경제보복을 가해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보복이 없었어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핵심 산업의 하반기 수출 전망은 이미 어두운 상황이었습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하강 곡선을 그리며
장기 침체의 조짐을 보이는데도, 대통령이 앞장 서서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데
경제상황이 어떻게 좋아질 수 있었겠습니까?
이처럼 나쁜 경제상황에 대외 여건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우리 경제는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된 것입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못지 않게
한일관계도 중요하다고 그토록 지적을 했음에도
외교적 해결 대신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다
경제보복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를 비롯해서,
마치 노후한 상수도관이 파열하듯곳곳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국정 전반의 문제들을 되돌아 봐야 합니다.
■ 10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 이래도 경제가 잘 되고 있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바른미래당과 저는‘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 –0.4%는
세계금융위기가 불어 닥쳤던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세계 꼴지를 하는 경제가
어떻게 성공하는 경제일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망해가는 경제를 성공하고 있다고 우길 일이 아니라,
그동안의 정책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합당한 대책 마련을 위해 여야 모두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문제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분배를 개선하는 대책이지,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을 대책도 없이 올리고
열심히 세금을 거둬서 밑도 끝도 없이 재정을 쏟아 붓는다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한국경제의 총체적인 난국은
이처럼 근본 개념부터 잘못된
엉터리 성장론을 고집한 결과로 빚어진 참사입니다.
정부는 지난 2년 간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오히려 국민소득은 줄어들었습니다.
1분기 실질국민총소득 GNI가
전기 대비 0.3% 감소했습니다.
국민이 실제 쓸 수 있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또한
1.4% 하락했습니다.
국민의 지출여력을 가늠 할 수 있는 저축률 역시
2012년 이후 6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소득주도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도 성장도 뒷걸음질 치는 퇴행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대신
시시각각 다가오는 우리 경제의 위기를‘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며,
‘하반기에는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그 결과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한일관계까지 악화되면서
수출 전선은 먹구름이 가득하고, 국민들의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으며
경제는 점점 더 미궁을 향하게 된 것입니다.
■ 모두가 가난해서 평등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까?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한 자세로
경제상황에 대처해 왔는지는
경제지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 5월 23일 정부는
1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저소득층을 죽음으로 내모는
소득주도성장의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소득 최하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단순히 소득이 줄어든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큰 한 숨이 나옵니다.
최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무려 14.5%나 줄어든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최하위 계층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득이 감소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것입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이 2분기 연속 줄면서
89만 2천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늘어난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이전소득입니다. 근로소득도 줄고 사업소득도 줄었지만,
이전소득만큼은 월 평균 67만 3천원으로 14.2%가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를 망가뜨리고 재정으로 틀어막는
전형적인 악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정부는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면서
‘소득분배 상황이 1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비록 줄어들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결과 빈부격차는 개선됐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사실 왜곡입니다.
최하위 계층의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든 이유는
소득주도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경기둔화로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최상위 계층의 소득도 함께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문재인 정부는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소득을 함께 줄여놓고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소득격차가 완화됐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서민들도 함께 잘 사는 나라지,
모두가 가난해서 똑같이 못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어떻게 상·하위 소득이 함께 줄어든 결과를 가지고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고 선전할 수 있습니까?
이러려고 통계청장을 바꾸셨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시기 바랍니다.
■ 단기 아르바이트가 급증한 것이 고용 개선입니까?
문재인 정부의 여론 호도는 이것 하나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지난 6월 12일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고용률 67.1%로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장관, 일자리 수석이 돌아가면서 이구동성으로
‘고용상황이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개선되고 있다’며
반색을 합니다.
이 말이 실제 사실이라면 박수를 쳐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 또한
국민우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용률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실업률도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정직한 정부라면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릴 일이 아니라,
실업률도 여전히 높아서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속단하긴 어렵다고 사실을 말했어야 합니다.
고용의 질도 문제입니다.
고용률이 올랐다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서가 아닙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만든 공공일자리와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초단기 일자리가 크게 늘어서 입니다.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주당 17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35만 명이나 급증한 반면
36시간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에 근무하는 취업자 수는
무려 38만 2천명이 줄었습니다.
공공일자리가 집중된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신경인
3, 40대 취업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 3천명이 줄면서 14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용흐름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이 악화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유리한 통계를 앞세워서
‘고용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짜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말장난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이 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여론몰이로 경제를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이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 추가경정예산은 알리바이용 면피성 예산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부터 갑자기
‘하반기 경제 하방에 대비해야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왜 입장을 바꾸게 됐는지 제대로 된 설명은 없이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처리해야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공으로 나가고 있다’는 초현실적인 주장을 하다가
추경안 처리가 빨리 안 되면 큰 일이 난다고 다그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을 전액 집행해도
경제성장률 상승폭은 불과 0.1%p라는 것이 정부의 계산입니다.
우리 경제 상황이 확대재정만으로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사막의 오아시스라도 되는 양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외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뭐라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이번 추경안은 알리바이 만들기용
면피성 추경안인 것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제출한 추경예산안 중 4조 5천억 원이
경기 대응과 민생지원을 위한 예산이고,
2조 2천억 원은 재난예방 예산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경제 살리기와 직접 관련된 예산은
전체 경제관련 예산 중 35.6%인 1조 6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예산들은 대부분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세금으로 틀어막기 위한 예산들이거나
당장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신규 사업 등에 관한 예산입니다.
예를 들어서 국립대학 시설확충, 공공분야 드론조정 인력양성,
산업단지 환경조성 같은 사업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미세먼지, 재해대책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긴급하게 재정 투입을 요하는 민생지원 예산도 아닙니다.
이런 용도의 예산이라면 무리하게 추경을 편성할 필요 없이
지난 해 국회를 통과한 무려 469조 6천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의 예산부터 먼저 활용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미집행 예산과 예비비로 긴급한 현안에 대응 하고,
신규사업 등 기타 예산들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국민 부담은 줄이고 정책효과는 높이는 방법입니다.
추경예산의 조달 방식 또한 큰 문제입니다.
정부는 전체 6조 7천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3조 6천억 원을
국채를 발행해서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역대 최고치인 38조 8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세수는 5천억 원이 감소했습니다.
하반기에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세수 확보 또한 더욱 어려워질 텐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빚을 내어 일단 쓰고 보자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또 다시 할 수 있는 것입니까?
바른미래당은 경제 살리기와 긴급한 민생지원에
반드시 필요한 예산들은 정부의 요청이 없어도 꼼꼼히 챙길 것입니다.
그러나 국채를 발행해서 예산을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발상만큼은 원천봉쇄하겠습니다.
효과가 의심스러운 전시성 사업 예산들 또한
전액 삭감을 원칙으로 추경안 심의에 나서겠습니다.
■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과 같이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를 망쳐놓고
재정을 쏟아 부어 메우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길은 한국경제가 죽음으로 가는 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병 주고 약주는 식의 엉터리 정책을 멈추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근본 문제는 저성장 양극화입니다.
저성장 문제의 원인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해법 또한 단순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기업과 국민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부가가치를 생산해야
경제가 성장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지 않으면
양극화 문제의 해법 마련도 요원해진다는 것 역시
변치 않는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공들여 했어야 하는 일은
기업이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고 국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었습니다.
시장이 활력을 찾고,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국민이 늘어나야 경제가 성장을 하고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한국경제의 체질개선 대신,
열심히 세금을 거둬 열심히 현금으로 나눠주는 일에
열성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가 성장 없는 분배, 성장 없는 복지에 갇힌
길 잃은 한국경제입니다.
■ 대통령이 직접 최저임금 동결부터 선언해야 합니다
경제가 성공하고 있다고 큰 소리 치던 문재인 정부가
지난 3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당초 2.8%에서
2.4 내지 2.5%로 낮추었습니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경제상황 악화를 뒤늦게 감지한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눈 앞이 더욱 캄캄해집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추며 발표한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실패한 정책 수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늘리고
재정투입을 확대하는 재탕, 삼탕의 대책에 불과합니다.
이런 대책으로는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도 없고
단기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도 없습니다.정부는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시장은 시장대로, 재정은 재정대로
최악의 진퇴양난으로 몰아넣은
소득주도성장론부터 반드시 폐기해야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자영업의 몰락을 초래했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저소득층은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처럼 소득주도성장론이
저성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의 20배가 넘게
또 다시 대폭 인상하자는 것입니다.
더 이상 노동계의 주장에 휘둘렸다가는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의 완전한 몰락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쇼크가 다시 일어나는 일을
막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은 혁신성장과 신기술창업 인큐베이팅입니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현 상황에서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일은
과감한 규제혁파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신기술 창업을 활성화해서 새로운 성장산업을 일으키는 혁신성장입니다.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기술 창업기업,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지난 1년 간 하루에 4개꼴로 증가해서
현재 202개에 달합니다.
인구수와 경제규모의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우리와 너무나 큰 격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중국을 다녀오신 분들은 길거리 노점상까지
핀테크 회사들의 QR코드를 매대 위에 펼쳐 놓고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서울 명동에서도 중국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받지 않으면
장사를 못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들 중국기업이 동아시아 간편결제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모바일페이의 해외 결제서비스는
외국환거래법에 막혀 겨우 지난 6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더 뒤처지기 전에 신기술 창업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낡은 규제들을 혁파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임시국회가 추경안 처리보다
더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은
신기술 창업 지원 활성화와 규제개혁 촉진을 위한
관련 법률들을 통과시키는 일입니다.
■ 공공일자리 81만개 대신 혁신인재 81만명을 만듭시다
혁신성장을 위해 바로잡아야 할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잘못이 하나 있습니다.
수십 조 원에 달하는 국가재정으로
공무원 일자리 17만 4천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입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공공일자리 81만개를 위해 수십 조 원을 쏟아 부어부으면서,
4년 간 5천 756억 원을 투입해서
고작 1만 명의 혁신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발상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폐기하고
미래산업을 짊어질 혁신인재 81만 명을 양성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왜곡돼 있는 노동시장 개혁 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으로 분절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청년일자리 문제를 가중시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한 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람이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현격한 가운데 이동의 기회조차 없으니,
청년들이 대기업 취직에 매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온갖 일자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이 좀처럼 줄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일자리 양극화를 그대로 둔 채
성장잠재력 회복과 사회양극화 해소를 이뤄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90%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평생 시달려야 하는
불평등 구조 속에서
높은 노동생산성과 빈부격차 해소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명운을 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삼아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동시장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 길이 저성장 양극화를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공정한 경제 질서 확립으로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착취를 막고,
국가가 투입하는 임금과 복지지원은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에 집중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처우 격차를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또한 함께 확립되어야 합니다.
1차 노동시장의 해고요건을 완화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임금조정을 가능하게 해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보다 안정된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저는 이 같은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심도 깊게 논의하기 위한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여야 각 당에 제안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방안과 함께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법 개정,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최저임금위원회 개혁 방안 등
노동개혁을 위한 종합적인 논의가
노동개혁특위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민주당의‘북한 목선 사건’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 문제 이외의 몇 가지 다른 현안들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린데 이어
어이없는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의 진상규명 문제입니다.
북한 소형 어선 한 척이 NLL을 뚫고 내려와
삼척항에 정박을 하고, ‘핸드폰을 빌려달라’며
우리 주민들과 접촉까지 했는데도
우리 군은 전혀 감지조차 못했습니다.
만약 북한주민이 아니라 무장군인이 내려왔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경계실패의 책임을 덮기 위해 청와대와 군 수뇌부가 작당을 하여
‘경계에는 문제가 없었고, 북한 어선은 표류로 떠내려와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국민들을 속인 것입니다.
이 같은 은폐・조작 행위가
군 수뇌부의 내부 협의 아래 결정된 것이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또한 국방부의 거짓말을 알고도 묵과했다는 사실이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명백히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방부는
‘누군가 거짓 브리핑은 지시했지만 은폐ㆍ조작은 없었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절도 피의자가
‘남의 돈을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절도죄가 사라지는 것입니까?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만큼은
반드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경계실패에 이어 은폐‧조작 의혹까지
사실로 확인된 이 마당에
청와대와 국방부가
죄가 없다고 우기고 나섰는데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미루고
진상규명을 회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회의 직무유기입니다.
민주당에게 촉구합니다.
국회는 정부의 거수기가 아닙니다.
정부 견제는 국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입니다.
당당하게 국정조사를 수용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요구합니다.
즉각 자진 사퇴하십시오.
여러분은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실
자격이 없습니다.
끝끝내 못 물러나겠다며 버틸 경우
국민들의 분노의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향하게 될 것입니다.
■ 공존의 정치를 위해 ‘선거법 합의 처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장기간 국회 파행을 부른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처리 문제는
임기 4년차 20대 국회의 순항 여부를 가를 중대한 사안입니다.
바른미래당은 더 이상의 극단적인 갈등을 막기 위해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가 지켜지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게임의 룰을 다루는 선거법 만큼은
13대 국회 이후 지난 30년 동안
여야 합의로 처리해 왔던 관행이 지켜지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에 제안합니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한다는 기존의 안을 철회하고,
중대선거구제 등 비례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선거제도 개선 논의가 촉발된 이유는 사표를 양산하고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을 가로막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현행 제도를 고집하면 선거법 합의처리는 불가능합니다.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여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선거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했던
다른 정당들에게도 당부드립니다.
유사시에는 강행 처리를 불사하겠다는
위협적인 태도를 거둬주십시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됩니다.
한 번 힘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다수당이 교체될 때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한 소동과 분란을 피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국민과 정치인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제도를 여야가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 유능한 경제정당,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거대양당 중심의 대결정치가
얼마나 소모적이며 퇴행적인 것인지 이미 충분히 목격하셨습니다.
입으로는 경제와 민생을 말하면서도
실상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선거를 겨냥한 갈등 증폭에 몰입하는
양당체제의 폐해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
이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거대양당의 극단적인 대결정치를 제어하면서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남을 비판하기 이전에
먼저 대안을 내놓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도하는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바른미래당의 변화된 모습과
생산적인 정책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정직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공정한 평가를 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어느 당이 진정으로 국민의 편에서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정당인지 살펴봐 주십시오.
바른미래당이 잘 하겠습니다. 경제와 민생을 지켜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