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국 LG전자 사장 "제조업 혁신, '나노 기술'이 핵심"
2019-07-03 17:48
'나노 코리아 2019'서 기조연설
민관 협력해 산업 생태계 구축해야
민관 협력해 산업 생태계 구축해야
홍순국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장(사장)은 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19'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정부는 2030년 세계 4대 제조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선포했다. 홍 사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현재 세계 6위 수준인 제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나노 기술 발전에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내외 환경 악화···"나노 산업 키워야"
홍 사장은 "미·중 무역갈등, 남북 판문점 회동,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며 "또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서는 선진국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한 발 더 앞서간다고 자부하던 반도체 분야는 중국의 추격에 쫓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 사장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트렌드의 변화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그는 "미세먼지 논의 등 환경 관련 이슈가 중요해지고 있고 바이오, 헬스케어,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등 새로운 메가 트렌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LG전자의 경우 나노 기술력을 앞세워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사장은 "LG전자의 모든 제품에는 나노기술이 적용된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5G 스마트폰에는 반도체가 들어가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공기청정기에는 나노 필터가 들어가며, 배터리에는 용량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전극소재가 탑재된다. 이밖에도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롤러블 TV 등 혁신제품에는 각종 나노기술이 필수다.
홍 사장은 "LG전자는 소재, 부품, 공법, 장비, 기반 기술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소재 생산기술원'이라는 조직이 있다"며 "이곳에 제품 초기단계부터 양산화까지 다양한 엔지니어들이 한곳에 모여 활동한다"고 말했다.
또 LG전자는 마곡 사이언스파크에 연구개발(R&D)을 위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사이언스파크를 계속 짓고 있고, 현재 전체 연구 인력의 약 50%에 해당하는 1만7000여명이 모여 융복합 R&D를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나노 에코시스템 구축해야"
홍 사장은 국내 나노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LG전자의 사이언스파크, 생산기술원과 같은 에코시스템을 산업 전반에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노기술과 관련된 기업, 협회, 각종 기관이 모두 모여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건전한 에코시스템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실제로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한국은 나노기술 경쟁력이 세계 4위 수준인 데 반해 전체 시장점유율은 7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R&D와 사업화 간 간극이 큰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홍 사장은 "나노기술은 사업화와 양산까지 도달하는 데 평균 8.1년이 걸린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즉시 적용 가능한 기술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술력에 비해 사업화가 늦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대학, 연구소, 정부가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