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커창 총리, 시장개방·자유무역 강조

2019-07-02 16:28
2일 다롄 하계 다보스 개막연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2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식에 연설을 통해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무역전쟁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에 맞서 중국 지도부가 연일 시장 개방을 외치는 모습이다. 

이날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界面)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분야에서 시장을 한층 더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래 2021년으로 예정됐던 금융업 분야의 증권·선물·생명보험의 외자지분 비율 제한 철폐를 2020년으로 1년 앞당겨 시행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중국의 금융업·서비스업 개방 발걸음이 멈추지 않음을 보여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리 총리는 2020년 부가가치통신, 교통운수 방면의 외자지분 규제를 완화할 것이며, 채권시장의 쌍방향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바로 지난달 30일 외자 투자규제 완화조치를 발표, 기존의 48개에 달했던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올해 40개로 줄였다. ‘네거티브 리스트'란 외국인 투자 제한 업종과 외국인 투자 금지 업종을 말한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오는 30일부터 해운임대, 도시가스, 영화관, 공연매니지먼트, 통신부가서비스, 석유·천연가스 탐사개발 등 방면에서 외자기업의 진입 제한이 완화되거나 철폐하기로 한 상태다. 

리 총리는 이날 보호무역 주의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미국을 겨냥하지는 않았다. 그는 글로벌 교역무역 증가세가 둔화하고 보호주의가 대두되면서 불확실성이 늘어나는 등 글로벌 경제에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총리는 오늘날 글로벌 경제 둔화 압박에 직면해 모두가 한 배를 탄 것과 마찬가지라며 파트너 정신을 키우는 한편 상호 평등하고, 존중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무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경기 하방압력을 막기 위해 위안화를 경쟁적으로 절하하지 않고 합리적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동원하지도 않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대신 감세에 속도를 내는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온건한 기조의 통화정책을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미세조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관세를 더 인하해 상품·서비스 수입을 확대하고 대외개방 법률 체계를 완비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밖에 리 총리는 중국 발전의 근본적 동력은 개혁에 있다며 시장화·법제화·국제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개혁의 일환이라고도 말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보호주의 반대와 다자주의를 역설한 데 이어 리 총리도 자유무역을 외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일방주의에 맞서 다자주의 자유무역 진영의 우군을 끌어모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다롄 하계 다보스포럼은 '리더십 4.0: 세계화 신시대 성공의 길'을 주제로 열렸으며 100여 개국에서 1900여명의 정·재계 지도자와 학자 등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중국이 세계 경제와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고자 2007년부터 다롄과 톈진(天津)에서 번갈아 가며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올해로 13회째다.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