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정부 불법고용’ 이명희·조현아 모녀 1심 집유…구형량 가중

2019-07-02 14:40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검찰 결심공판서 벌금형 구형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70)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4)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이날 오후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부사장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120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법원 선고 형량은 검찰 구형량을 뛰어넘은 것이다. 검찰은 이 전 이사장에게 벌금 3000만원, 조 전 부사장에겐 벌금 1500만원을 구형했다.

이들 모녀는 필리핀 국적 여성들을 위장 입국시켜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대한항공 임직원을 동원해 필리핀에서 가사도우미를 뽑은 뒤 대한항공 현지 우수직원이 본사 연수를 받으러 오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일반연수생 비자(D-4)로 입국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은 재외동포(F-4)와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경우에만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5월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6월 열린 재판에선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조 전 부사장은 처음부터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가사도우미 불법 채용을 도운 대한항공 법인에는 검찰 구형과 같은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왼쪽)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각각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