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미경 은평구청장 "수색역세권 시작으로 더 많은 개발사업 이뤄져야"
2019-07-02 18:02
'불도저 정신'이 지역주민 숙원해결...수색역세권 개발사업 박차
"짓고 부수는 개발뿐 아니라 도시재생, 문화콘텐츠 심는 일도 병행해야"
개청 40주년에 취임 1년..."주민 소통 늘려나갈 것"
"짓고 부수는 개발뿐 아니라 도시재생, 문화콘텐츠 심는 일도 병행해야"
개청 40주년에 취임 1년..."주민 소통 늘려나갈 것"
북한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서울 은평. 우수한 자연환경이 장점이지만 낙후한 모습도 곳곳에서 보인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서울 중심과 가깝고 역사적으로 교통의 요지 역할을 했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이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2일로 취임 1년을 맞은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은평구민들의 '타는 목마름'을 해소하는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 '불도저 정신'이 지역주민 숙원해결...수색역세권 개발사업 박차
김 구청장의 마음을 대변하듯 지난 수년간 지역주민 숙원사업이었던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은 지난달 18일 서울시와 코레일의 합동 발표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사업실현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지하철 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의 중간역인 DMC(디지털미디어센터)역 역사를 1단계로 먼저 개발하고 나머지 철도시설 부지를 2단계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 사업비는 약 1조7000억원 정도다. 사업 완료 시 일자리 약 1만5000개 창출, 중심상업 수요발생으로 약 2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김 구청장은 변방의 은평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고무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1단계로 추진되는 DMC역 복합개발은 약 2만㎡ 부지에 중심 상업시설을 도입할 예정으로 코레일-롯데쇼핑 출자회사인 롯데DMC개발(주)에서 사전협상 신청서를 시에 제출하면 본격적인 사전협상을 추진해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한 이후 도시계획시설사업 인가를 받아 2022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2단계인 철도시설 부지 약 20만㎡는 금년 안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사업시행자 공모를 통해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2025년 공사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철도시설 부지 개발을 위해 수색차량기지 이전 장소도 물색 중이다. 수색변전소, 송전철탑, 송전선로 지하화는 연말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내후년 실시설계 및 인허가 절차에 들어가고 2021년 상반기 지중화를 포함해 한전업무부지 공사가 시작된다. 지중화는 2023년 말 완료된다. 나머지 부지는 2022년 사업자 선정 및 지하화 후 공사가 시행된다.
김 구청장은 "지난 6~7년간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가이드라인부터 지구단위계획까지 모든 걸 은평이 주도했다"며 "앞서 두 번이나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발표가 있었지만 지난달 서울시 발표는 은평이 그간 해온 노력을 구체화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 건 김 구청장이 이 사업을 강력 추진하면서부터란 평가다. 당초 이 사업엔 서울시와 롯데쇼핑 간 갈등, 주민 요청 등 다양한 이슈가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의 리더십이 본격 발휘되면서 문제가 풀렸다. 김 구청장은 취임 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부터 수색역세권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서울시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색역세권 발표로 (마음이) 좀 풀리셨냐"는 지인들의 전화를 받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김 구청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수색역세권이 통일시대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미리부터 터를 닦아둬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수색역은 경의선 출발지인 만큼 통일시대 관문으로 기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당장 통일은 어렵더라도 교류시대를 대비할 필요는 있다"며 "은평성모병원의 경우 의료전진기지로 도약해야 하고 국립한국문학관도 북한과 여러 문학적 이슈를 공유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과 도심을 잇는 통일로의 교통량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2통일로' 등 교통환경 개선사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 구청장은 "제2통일로 착공이 한시 바삐 이뤄져야 한다. 종로에서 반대한다면 은평 구간이라도 먼저 할 수 있게끔 서둘러야 한다"며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에서 경제적 타당성(B/C)이 낮아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3기 신도시라든가 관광도시로서 은평이 가진 가치 등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 서울시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이 같은 부분을 반영해달라는 요청을 넣을 것이다. 자료 준비도 철저히 하고 고양시, 종로 등과 협의체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반시설도 더 많이 들어서야 한다"며 "은평은 변변한 대학이나 호텔, 예식장이 없다. 이런 부분은 구민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불만을 키운다"고 전했다.
김 구청장은 '서북3구'(은평·서대문·마포) 클러스터도 더욱 공고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은평이 개발이슈에서 자꾸 배제돼선 안 된다"며 "서북3구가 끈끈해지는 건 은평에만 좋은 게 아니다. 남북화해시대엔 자치구들이 '큰 트랙'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서북3구는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과장급 합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지난해 ‘서북3구 발전포럼’을 시작으로 ‘서북권구청장협의회 협약식’을 맺고 3구 공통의 지역의제 발굴을 위한 논의를 수차례 거친 끝에 5개 분야 16개 공동협력사업을 도출했다. 이에 올해를 ‘서북3구 공동협력사업 추진 원년의 해’로 삼고 과장급 추진실무단 스타트업을 위해 서북3구 과장급 합동 워크숍을 마련한 것.
◆ "짓고 부수는 개발뿐 아니라 도시재생, 문화콘텐츠 심는 일도 병행해야"
김 구청장은 박사과정에서 '문화예술'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시종일관 역세권 개발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은평이란 도시에 문화를 입히는 게 은평의 미래 비전이라는 철학 때문이다.
그는 "박사 학위 전공도 문화예술이지만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문화 분야에서 4년, 도시계획 분야에서 4년 일했다"며 "은평구, 특히 진관동에 문화시설이 굉장히 많다.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이 들어올 텐데 이들 시설을 연결해 관광객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서북권에 온 관광객들이 보통 반나절 정도를 상암에서 보내고 남은 반나절을 어디서 보낼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은 반나절 은평에 있다가 수색역 공항철도를 타고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문화콘텐츠를 통해 경제 선순환구조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도시에 문화콘텐츠를 심는 일은 곧 도시재생과 연결된다는 게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은평이 수색역세권 개발사업 등 개발이슈를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도시재생사업에 힘을 주는 이유다. 지난 2012년 은평은 서울시 최초로 신사2동 '산새마을'을 두꺼비하우징 사업으로 추진했다. 이는 이후 서울시 정책에 반영돼 저층주거지 재생사업으로 발전했다. 나아가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국토평등위원회(CGET) 대표단이 국가발전위원회 주관 한국·프랑스 균형발전 교류의 일환으로 산새마을을 찾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은평은 개발과 재생을 병행하고 있다. 지역 컨디션에 따라 다른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신사동은 산이나 언덕이 많아 개발에 적합하지 않다. 개발을 한다 해도 경제적 실익이 적다. 하지만 다른 저층 주거지는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 시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건 '경제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도시재생은 5~10년 후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개발 이슈가 불거질 여지도 있다"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공동체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 개청 40주년에 취임 1년..."주민 소통 늘려나갈 것"
김 구청장은 개발사업, 도시재생, 문화콘텐츠사업 등 모든 게 주민 좋자고 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주민과 만남을 갖고 현장의 소리를 경청코자 했다. 올해 가장 먼저 한 일이 동(洞) 업무보고회다. 김 구청장은 지난 1월 말까지 은평구 관내 모든 동을 돌며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 업무보고회 시 듣지 못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구정에 반영하고자 2월 25일부터 진관동을 시작으로 주민들과 만남의 자리를 총 20여회 가졌고 5월에는 녹번동 주민의 의견을 듣고자 주민들과 만났다.
하지만 김 구청장은 "더 많은 주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다. 그는 "그간 현안에 매달리다 보니 현장을 많이 나가지 못했다"며 "올해는 개청 40주년이고 이달은 취임 1주년을 맞는 달인 만큼 40명의 주민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연신내 헌혈의 집, 역촌동 도예교실 등 곁에 있음에도 그동안 둘러보지 못했던 곳에 가서 그곳 관계자들이 본인들의 기관을 홍보할 기회도 얻게 된다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