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호 선원, 69년만에 '전시 동원 민간인'에서 '참전영웅'으로

2019-06-27 11:43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27일 유가족에게 무공훈장 전달

'전시 동원 민간인'으로 불렸던 문산호 선원 10명이 69년만에 '참전영웅'으로 제모습을 찾았다.  

27일 해군은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무공훈장 서훈식을 열고, 유가족들에게 화랑무공훈장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훈 대상은 고(故) 이찬석, 이수용, 권수헌, 부동숙, 박시열, 윤은현, 안수용, 이영룡, 한시택, 김일수씨 10명이다.

그간 문산호 선원들은 '전시 동원 민간인'이라는 이유로 서훈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문산호는 1950년 당시 교통부 대한해운공사가 소유했던 선박으로 6·25전쟁 발발과 동시에 해군에 배속돼 전장에 투입됐다.

9월14일 부산항에서 학도병 772명을 실은 문산호는 이튿날 새벽 경북 영덕군 장사리 앞바다에서 상륙작전을 감행해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공적을 올린다. 그러나 북한군 공격으로 문산호 선장과 선원 10명이 전사했다. 문산호에 탑승했더 국군 130여명도 함께 전사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6·25전쟁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번도 없이 참전해 장렬하게 전사한 문산호 선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은 우리 안보를 튼튼히 세우는 정신적 유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 영덕 장사리 해안에 좌초된 문산호[사진=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