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김범석 쿠팡 대표는 왜 공공의 적이 됐을까

2019-06-25 17:52

김범석 쿠팡 대표[사진=쿠팡 제공]


[데일리동방] 이커머스시장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기업 쿠팡이 업계 공공의 적이 됐다. 사방이 적으로 갑질, 짝퉁판매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위기에 처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는 단기간에 큰 폭의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매출 조작 의혹과 함께 현재 비즈니스모델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1978년 생으로 2010년 8월 쿠팡을 설립하고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젊은 CEO로 등극했다.

그는 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시절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그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명문사립학교인 디어필드아카데미에서 공부했고 하버드대 정치학과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MBA)을 졸업했다.

김 대표는 하버드대 재학 시절 잡지 ‘커런트’를 만들어 뉴스위크에 매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입사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명문대 출신들을 겨냥한 월간지 '빈티지미디어컴퍼니'라는 회사를 설립했다가 매각했다.

그는 2010년 8월 자본금 30억원으로 SNS를 통해서만 거래가 이뤄지는 소셜커머스 쿠팡을 설립했다. 당시 하버드대에서 친분을 쌓았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 윤선주 이사, 하버드MBA 동문인 고재우 부사장 등과 함께 했다. 그는 설립 22개월 만에 업계최초 흑자를 달성했다.

김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자 2017년 쿠팡을 이커머스회사로 탈바꿈 시켰다. 변화를 시도한 쿠팡은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로켓와우, 쿠팡맨 등 차별화된 전략을 쏟아내며 업계 1위에 등극했다. 국내에서 성공한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 쿠팡의 연결 기준 매출은 4조4228억원으로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실적이다. 올해는 6조~7조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유통시장을 이끌어 온 대형마트에 견줘봐도 밀리지 않는 실적이다. 경쟁사들이 견제구를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김 대표는 눈부신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매출 조작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1조970억원, 당기순손실 1조1130억원 기록하면서 질적 성장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 쿠팡 사업 모델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 2015년 3.3배의 폭발적인 성장에 이어 지난해에도 직전년도 대비 1.6배의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답은 2015년 쿠팡의 매출액 구성 변화에 있다.

2014년 매출액은 3485억원으로 이중 상품매출액이 1949억원 수수료 및 기타매출액 1536억원이다. 2015년 매출액은 1조1338억원으로 이중 상품매출액이 9904억원, 수수료 및 기타매출액이 1434억원을 기록해 상품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순 수수료를 수취하는 매출구성에서 직매입을 통한 매출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분석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A라는 기업이 한 제품을 1만원에 10%의 수수료를 취했다면 이는 1000원의 매출로 계상된다. 그러나 A기업이 한 제품을 1만원에 직매입해 10% 이익을 남겼다면 매출액이 1만원으로 계상된다.

김 대표는 왜 외형확장이 필요했을까. 답은 바로 ‘대출’이다.

은행은 대출 후 기업의 매출을 가장 많이 확인한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회계상 확인 시기가 늦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이 줄어들 경우 은행은 상환압박을 가하기 시작한다. 기업이 상환압박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매출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현재 쿠팡의 부채총계(1조8345억원) 중 비유동부채는 3655억원, 유동부채는 1조4691억원으로 유동부채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단기 상환자금이 많다는 것이다.

유동부채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항목은 매입부채와 미지급금으로 이는 각각 644억원, 679억원이다. 이 두 계정의 특징을 말하자면 한 마디로 쿠팡의 ‘외상값’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상값’은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6425억원도 압박하는 규모다.

중요한 것은 재무비율을 논할 때 절대적 수치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재무비율이 얼마나 꾸준히 유지되는지 여부다. 예를 들면 한국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매년 300%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유틸리티 기업은 산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기업들을 위험하다고 표현하진 않는다. 특정 재무비율이 꾸준히 유지되는 기업의 경우는 오히려 안정된 기업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재무관리 체계가 잡혀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쿠팡은 지난해 말 20억달러(약 2조274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본조달에 성공했다. 문제는 투자금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추가 자금조달이다. 추가로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사업 지속이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다소 자금조달 통로가 불리한 상황이다. 각 이커머스업체 뒤에는 사모펀드들이 존재한다. 신세계그룹의 쓱닷컴은 어피니티컨소시엄, 11번가는 H&Q코리아가 지원사격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달력을 과시하고 있다. 부채와 자본 등 자금유치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자금조달의 대가로 3인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권한도 축소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전략적 투자를 담당하는 전략기획을, 고명주 대표는 인사, 정보람 대표는 핀테크 사업을 담당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지금 비즈니스 모델로는 미래 장담할 수 없다”며 “이커머스는 고객을 모으는 용도로 모은 고객들로 다른 비즈니스를 해야하는데 이것이 뚜렷치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쿠팡 김 대표에게 짐이 되고 있는 매출 조작 논란, 갑질 의혹, 권한 축소 등을 뛰어넘을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