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대규모 투자가 만든 악재…신용등급 전망 하향
2019-06-20 17:27
단기에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제한적…자산 유동화 등 검토
[데일리동방] CJ제일제당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국내외 사업 확장투자와 인수·합병(M&A) 지속, 쉬완스(Schwan’s) 인수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CJ제일제당이 단기간 내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로 FCF 적자 지속
CJ제일제당은 매출증가와 양호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전반에서 M&A와 신·증설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2016년 이후 FCF(잉여현금흐름)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2017년에는 3월 베트남 미트볼업체 민닷푸드 인수(150억원), 6월 러시아 냉동식품업체 라비올리(Ravioli) 인수(453억원), 8월 브라질 셀렉타 지분 90% 인수(357백만달러, CJ제일제당 56% · 재무적투자자(FI) 34%), 말레이시아 바이오법인 증설(1266억원), 인도네시아 바이오법인 증설(543억원) 등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8월 국내 김 원초업체 삼해상사 지분 49%(738억원), 9월 미국 냉동식품업체 카히키(678억원) 등을 인수했다. 베트남 식품통합기지 설비투자(약 700억원) 등도 발생했다. 종속회사인 CJ대한통운도 2월 베트남 GEMADEPT(905억원), 8월 미국 DSC LOGISTICS(2697억원) 등을 인수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쉬완스 지분 70%를 약 1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2021년까지 총 9000억원(2017년 5월 1차 투자 5410억원 결정, 2018년 2월 2차 투자 3600억원 결정)을 투자해 충북 진천 송두단지에 대규모 가공식품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3400억원이 투자됐으며 올해도 이듬해에는 각각 1900억원, 2021년에는 약 1000억원이 추가로 투자될 예정이다.
◆ 유휴자산 매각 불구 · 과중한 재무부담 지속
CJ제일제당은 재무부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상암동 E&M센터를 1225억원에 매각했다. 2017년에는 삼성생명주식(298만5850주 · 장부가액 1257억원)을 3577억원에 처분했다. 2018년 4월에는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매각했다.
CJ제일제당은 현금창출력과 CJ헬스케어 매각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사업에서 확장투자와 M&A가 지속되면서 연결기준 순차입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7조3000억으로 약 40% 증가했다.
이러한 차입금 증가로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순차입금/EBITDA’ 수치가 2017년부터 등급 하향변동요인인 5배에 근접한 상황이 이어져왔다.
올해 1분기에는 쉬완스 인수부담(약1조9000억원)과 함께 IFRS 회계기준 변경 영향으로 약 1조3000억원의 리스부채도 계상됐다. 이에 CJ제일제당 순차입금은 약 10조60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대한통운 차입금과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순차입금이 6조8000억원으로 감소하나 이 역시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1분기 기준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93.8%, 차입금의존도 46.4% 등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다. 특히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6.3배(리스부채 제외시 5.6배)를 나타내면서 하향변동요인을 상당 폭 초과했다.
◆ 단기간 내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낮아
한국기업평가는 CJ제일제당이 단기간 내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재무적투자자(FI)에 쉬완스 지분 19%를 매각(3780억원)하는 등 재무부담을 일부 완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매각한 CJ헬스케어 매각차익에 대한 법인세 납부(약 3000억원), 국내외 사업 확장에 따른 운전자본 증가, 진천식품공장 등 진행중인 투자와 종속기업(CJ대한통운 등) 투자추이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 유휴자산 유동화 외 추가적인 자금조달 · 투자규모 축소 등 필요
CJ제일제당은 증가한 재무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중작기적으로 가양동, 구로동 부지 등 유휴자산 유동화를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중이다. 수익력이 양호한 쉬완스 인수로 전체적인 영업현금창출력도 일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급증한 차입규모를 감안할 때 검토중인 유휴자산 유동화 외에도 추가적인 대규모 자금조달과 뚜렷한 투자규모 축소 등이 동반돼야 재무안정성이 현재 신용도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며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방안 실행과 자금유입 여부, 쉬완스 인수 이후 연결기준 영업실적 추이, 투자규모 통제 수준, 재무부담 경감 수준 등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