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압박 강도 높이는 美 페이스북...광고 차단

2019-06-18 08:41
"사회적 이슈·선거·정치 관련 사안에 경고문 없어 삭제"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 대열에 동참한 후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이번엔 정치적이란 이유로 화웨이가 구매한 일부 광고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미국의 무역장벽과 제재 조치 등을 반박하는 내용의 화웨이 광고를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화웨이가 구매한 일부 광고가 자사의 규정을 어겼다며 삭제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해 화웨이는 궁지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화웨이는 미국의 조치를 반박하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마케팅 온라인 광고를 이용해왔는데, 페이스북이 이 중 일부가 정치적인 색채가 강하다며 삭제한 것이다.
 

화웨이. [사진=AP·연합뉴스]

외신은 삭제된 광고 중 하나에서는 후허우쿤(胡厚崑) 화웨이 부회장이 말한 "(우리는) 새로운 장벽을 세우고 싶지 않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무역과 기술에서 새로운 장벽을 세우고 싶지 않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통합된 글로벌 생태계"라는 발언이 인용됐다면서 거기엔 "정치와 기술이 결합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해당 광고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주까지 게재된 것으로, 이미 100만명 이상이 시청했고 특히 인도 지역에서 많이 노출됐다. 

페이스북은 광고 삭제 이유와 관련해 "사회적 이슈나 선거, 정치 관련된 사안에는 누가 구매자인지에 대한 '경고문'이 있어야 하는데, 화웨이가 공개한 광고는 그런 경고문 없이 게재돼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유럽에 대한 미국의 정치 관여를 경고하는 내용의 르몽드 신문 기사를 인용한 광고도 있었는데, 이 역시 동일한 이유로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페이스북은 앞서 앞으로 출시될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자사의 앱을 기본사양으로 탑재하지 않기로 밝히는 등 화웨에 선을 긋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 여파로 화웨이의 올해 해외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이 40∼6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