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창간] 차등의결권, “시대역행적 행태” VS “혁신기업 경영권 방어”
2019-06-14 18:10
지배구조개선 한 목소리...국내기업, 글로벌 시장 재평가 필요
외국인투자자들이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을 기피하는 만큼 기업들이 투자를 받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나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확보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유연한’ 차등의결권 도입을 통해 기업의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국내 기업들의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배구조 문제 개선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기업 자발적인 노력부족, 제도적 문제, 사회적 인식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올바른 지배구조는 국내 기업들이 반드시 지향해야 하는 목표라는 점에서 이견은 없었다. 단순 국내 문제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재평가를 받고 향후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데일리동방은 14일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창간기념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핵심은 기업문화 혁신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윤리경영, 상생협력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과거 100년을 넘어 향후 100년 기업 탄생을 위한 조력자가 된다는 뜻이다.
김광현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총괄사장은 개회사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지배구조 틈새를 파고 들어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자 향후 기업 영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해 축하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연광 주한 중국대사관 부대사는 “데일리동방이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객관적 보도를 통해 한국과 중국 국민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교량이 됐으면 한다”며 “양국이 다양한 교류를 통해 발전해온 만큼 그 기조가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데일리동방이 100년 기업 탄생을 위한 기업문화 혁신 조력자가 되겠다는 포부가 기대된다”며 “우리기업들이 올바른 길을 가고 독자들에게도 일방적인 뉴스 전달이 아닌 상호 소통네트워크 강화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 2주년을 맞이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우수한 기업지배구조는 소수 의사결정자의 재량과 다수 이해관계자의 이해가 조화되는 정답 없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기업 의사결정자가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내리고 이해관계자들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공정위는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와 불공정 거래에 대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기업이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올바른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는 아시아 주요 12개국 중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정부 등 외부 눈치를 보는 타율적인 자세는 아쉬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소기업이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기관들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회도 관련 제도적 문제도 적극 제안·검토해 혁신을 하겠다”며 “데일리동방이 그 촉진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문제는 최근 국내 주요 그룹과 각 기업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 위협, 투자자 입장에선 가치제고 등 주 관심 사안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정된 경영과 기업가치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날 데일리동방은 ‘바람직한 기업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기업문화’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조명현 고려대학교 교수(전 기업지배구조연구원장)은 “기업지배구조란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인식은 이에 대해 이사회나 기관투자자가 의견을 제대로 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지배구조가 낮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가 차등의결권”이라며 “외국인투자자들이 기피하는 만큼 이 제도를 도입해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악의 근원은 경영권 방어와 상속에 있으며 ESG 투자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저평가를 받는 환경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SG 투자는 한 기업의 환경과 사회에 대한 역할, 지배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전 세계 규모는 70조달러로 전체 투자자금의 25%에 달한다. ESG투자 규모는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ESG 평가는 낮아지면서 제 가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제도팀장은 “차등의결권은 대표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며 “단점과 장점이 공존하는 만큼 제도를 도입하되 실제 적용은 각 기업 주주에에 맡기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7~2018년 차등의결권을 가진 10개사와 미보유 68개사를 비교한 결과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서 차등의결권 기업이 미보유 기업을 앞섰다”며 “특히 연구개발 성장성은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이 더 높았다”고 분석했다.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ESG본부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책임투자가 강조되면서 인식변화는 물론 ESG 데이터 활용도가 증가할 것”이라며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기투자 성향을 지양하고 선관주의 의무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극적 주주권 행사 등이 걸림돌이 제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인사 문제도 거론됐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공공기관 인사는 정권에 따라 움직인다”며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임원 선임 과정이 바뀌어야 ‘낙하산 인사’에 따른 낭비와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부담은 늘고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독립성 훼손, 경쟁력 저하 등에 따른 서비스 수준도 낮아지게 된다”며 “전문성을 감안한 공공기관 인재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관련 문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