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이강인-최준 합작' 한국, 에콰도르 꺾고 사상 첫 결승행…우크라이나와 16일 격돌(종합)

2019-06-12 06:12
이강인 환상 패스, 최준 완벽한 마무리 '명품 세트피스'
한국 남자축구 FIFA 주관 대회 첫 결승 진출 새 역사
16일 새벽 우크라이나와 우승컵 놓고 운명의 맞대결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결승행이다.
 

[선제 결승골 뒤 환호하는 최준.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U-20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대회 준결승에서 전반 39분 이강인(발렌시아)의 절묘한 프리킥 패스를 받은 최준(연세대)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1-0으로 이겼다.

기적을 일군 한국의 어린 태극전사들은 16일 오전 1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결승에 선착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과 오세훈(아산)을 최전방 투톱으로 배치했다. 고재현(대구)과 김세윤(대전)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정호진(고려대)에게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긴 3-5-2 전술을 꺼냈다. 이재익(강원),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 이지솔(대전)이 스리백을 구성했고, 좌우 윙백에 최준(연세대)과 황태현(안산)이 자리 잡았다. 골키퍼는 변함없이 이광연(강원)이 맡았다.

이강인의 창의적인 패스와 최준의 완벽한 마무리의 합작품이었다. 또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광연의 슈퍼세이브도 사상 첫 결승으로 가는 열쇠였다. 태극전사들은 ‘원 팀’으로 뛰었고, 멋진 승리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경기 초반 에콰도르의 공세에 밀려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4분 호세 시푸엔테스의 아찔한 중거리슛 위기도 있었다. 전반 37분 레오나르도 캄파나의 역습에 의한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크로스바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서서히 주도권을 잡아가며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결승행 패스를 완수한 뒤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제공]


역사를 쓰기 시작한 결정적인 순간은 후반 39분이다. 오세훈이 에콰도르 진영 중원 왼쪽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이어 막내 이강인과 최준의 명품 세트피스가 완성됐다. 이강인은 프리킥을 차기 전 골대를 바라보는 척 하더니 재빠르게 왼쪽에서 쇄도하는 최준을 보고 빠른 땅볼 패스를 찔러줬다. 최준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패스를 받아 논스톱 오른발 강슛으로 에콰도르 골문을 흔들었다. 에콰도르 선수들의 허를 찌르며 당황시킨 이강인의 재치 넘치는 플레이였다.

한국은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후반에 돌입했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 9분 미드필더 김세윤 대신 공격수 조영욱(서울)을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에콰도르는 다급한 마음에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거친 플레이로 반칙만 늘었다.

한국은 후반 17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고재현이 때린 슛이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26분 팔라시오스 에스피노사의 왼발 중거리슛은 이광연의 선방에 막혔다.

정 감독은 후반 28분 체력이 떨어진 이강인을 빼고 미드필더 박태준(성남)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강인은 빠졌으나 한국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28일 조영욱이 폭풍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따돌린 뒤 빨랫줄 같은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상대 골키퍼가 몸을 던져 막아 추가 득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대표팀은 후반 36분 부상을 당한 고재현 대신 발이 빠른 엄원상(광주)을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40분 오세훈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까지 돌파한 뒤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터뜨리는 듯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엄원상의 발이 수비수보다 살짝 앞서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무효가 됐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에콰도르에 실점했지만 VAR 판정 결과 명백한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이 역시 무효 처리됐다. 경기 종료 직전 이광연의 슈퍼세이브가 마지막 결승행을 결정지었다. 이광연은 후반 종료 직전 캄파나의 헤딩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던져 막아내 새 역사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