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의 미래, 노인 유권자?

2019-06-11 15:43
향후 미국 대선의 키포인트 '고령화'
​65세 이상 노령인구 600만명 늘어..."전체 투표인구 중 23% 달해"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앞으로 미국 주요선거의 향배는 '노인 유권자' 손에 달려 있다는 논평이 나와 눈길을 끈다.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미국 전체인구의 23%에 달하면서 노년층의 표심이 곧 미국선거의 당락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정치의 미래, 노인 유권자’라는 오픈 칼럼을 통해 지난 몇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자가 가장 늘어난 연령층이 65세 이상이었다며, 앞으로 선거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2012~2016년 사이 미국에서 투표인구는 약 900만 명 증가했으며 이중 약 600만 명이 65세 이상 인구였다. 이는 미국 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자 수에서 65세 이상 노년층이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로 분류되는 18~34세 청년층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칼럼은 “현대정치학에서 일반적으로 노년층은 청년층보다 유권자 등록을 하거나 실제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노령인구 증가와 맞물려 65세 이상 인구가 투표할 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2008년 대선에서는 젊은 세대의 투표자가 고령 유권자보다 600만 명 이상을 웃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대선에서는 고령 투표자가 젊은세대보다 100만 명 이상이 많았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50세 이상 유권자의 52%는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하지만 18~34세 유권자 중 53%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투표했다.

칼럼은 어떤 의미에서 이는 모두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출산율은 베이비붐 시기(1946~1964년)에 최고조에 이른 뒤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칼럼은 이 같은 투표인구의 노령화가 꼭 미국 공화당의 우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유권자의 고령화가 정치적으로 보수주의 경향으로 직결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아직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칼럼은 그러면서 고령 유권자 고유의 정치적 특징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현재 고령화한 유권자가 일시적으로 젊은 유권자보다 보수적일 뿐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1960~70년대 히피문화를 이끌었던 지금의 미국 장년층은 어떤 면에서는 현재 미국의 청년층보다 더 진보적인 부분도 많다. 구체적으로 동성결혼과 인종평등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의 20, 30대와 60대 이상의 세대가 함께 자유로운 가치관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 대마초 등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노년층이 더 진보적인 부분도 많다.

또한 미국 인구의 다양한 구성은 또 다른 사회적 갈등구조를 발생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유권자의 다수였던 백인 노년층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아시아계, 히스패닉계 등 타 인종의 노년층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같은 노년층이지만 사회적 경험, 사회 이슈에 따라 투표 성향이 다른 점도 많다. 유색인종인 경우에는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을 선호한다는 미국 사회의 오랜 선입견도 있다.

다만 칼럼은 나이가 들면서 책임이 증가(일부는 지혜가 증가한다는 사람도 있다)한다는 사실 때문에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보수적이 된다는 것은 전통적인 정치적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적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족에 대한 책임은 추상적인 이념의 정의를 능가한다는 것이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의 선거대책 책임자를 맡았던 폴스터 마크 펜은 “이는 세대간의 싸움이다. 그리고 점점 나이든 사람들의 승리 쪽으로 가고 있다"며 “일부 문제 대해서는 별도이지만 나이가 많은 유권자는 젊은 시절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변한다. 현재 세대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칼럼의 필자인 제럴드 베이커 역시 자신이 20대에 사회주의자였다는 것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는 더 잘 알려져 있었지만 소득의 계단을 오르는 가운데 벌어들인 소득을 더 많은 세금으로 내야한다는 충격이 자신을 보수적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필자는 지금의 밀레니엄 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 이르는 젊은 유권자들이 새로운 자유주의적 이념에 압도될지라도 향후 몇 번의 선거에서는 까다로운 보수적인 노년층 유권자에 막혀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