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표적 美농가에 추가 지원 계획
2019-05-22 08:29
이르면 23일 150억 달러 이상 지원책 발표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중 무역전쟁에서 표적이 된 미국 농가에 이번 주 추가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표적인 표밭인 ‘팜벨트’ 안정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23일(현지시간) 농가 지원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원 규모는 150억 달러(약 18조원)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에도 미국 및 유럽과의 무역전쟁에서 보복 대상이 된 농가에 상품금융공사(CCC) 주도의 자금 지원, 농축산물 구매를 통해 12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을 제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달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고 추가 관세폭탄으로 갈등 양상이 험악해지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농가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은 지원 규모가 2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에서 미국산 농산품 수입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미국 농업지대 ‘팜벨트’에 각별한 주의를 쏟아왔다. 팜벨트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공화당 텃밭인 만큼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팜벨트 민심을 챙기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통상갈등이 격화될 때엔 대표적인 보복의 표적이 되곤 했다. 일례로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미국산 대두에 25% 폭탄관세를 부과하고 수입을 완전 중단하는 등의 방식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공격했다. 지난해 12월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면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했으나 최근 양국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대두 수입 중단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팜벨트는 최근 무역전쟁과 상품가격 하락, 홍수 등이 겹치면서 경제적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농산물 수출이 급감하면서 파산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농가 수입은 지난해 6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2013년과 비교해서는 반토막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