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NH농협금융① 지주·은행 경영진 3대 키워드는?

2019-06-12 05:00
김광수 회장 등 16명 중 7명 호남···영남권 뒤이어
순환보직보다 '한우물 파기'로 분여별 전문성 갖춰

NH농협금융지주는 대표적인 협동조합 형태의 금융기관이다. 당기순이익의 일정 부분은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분담금 형식으로 농업지원사업비를 책정하고 있을 정도로 금융 본연의 목적과 수익성보다는 농민의 복지 향상과 농업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설립취지부터 대형 시중은행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만큼, 농협금융 경영진도 기존의 은행들과는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

◆경영진 절반은 호남 출신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경영진의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호남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김광수 회장을 포함해 16명 중 7명이 호남권이다.

이는 다른 은행과 비교해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은행의 경우 경영진 15명 중 4명이 호남 출신이었고,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의 부행장 이상 경영진 13명 중에는 호남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농협은행이라는 특수성 탓에 지방에 적지 않은 인력과 영업점이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둘째로 농협은행 부행장을 많이 배출한 지역은 영남이었다.

살레시오고(최창수 농협금융 부사장, 서윤성 농협은행 부행장)와 목포고(이인기 NH카드 분사장, 박태선 농협은행 부행장)를 졸업한 부행장이 각각 2명씩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살레시오고와 목포고는 광주와 목포의 대표적인 명문 고등학교로 꼽힌다.

◆농업 관련 전공 '이색'··· 의류학과도 '눈길'

최근 은행권 인재상이 변하고 있다지만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경영학·경제학·회계학 등 상경계열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은행 내·외부의 법률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법학과 출신도 인기였다.

이 같은 사실은 시중·지방·특수·인터넷전문은행을 모두 포함한 국내 19개 은행장 전공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은행장 중 6명은 경영학과 학사를 취득했고, 3명은 법학과를 졸업했다. 회계학을 전공한 행장도 1명 있었다.

그러나 농협금융은 보다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었다. '농협'이라는 조직의 특성에 걸맞게 관련 학사를 취득한 이들이 많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농협대 협동조합과를 졸업했으며, 박태선 부행장과 손병환 부문장은 각각 동국대 농학과와 서울대 농업교육과로 학사를 취득했다.

장미경 부행장보가 서울대 의류학과를, 김인태 부행장이 국민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것도 이색적이다.

◆순환보직보다 전문가 양성에 초점

농협은행 경영진의 또 다른 특징은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다른 은행들의 경우, 부행장이 되기까지 순환보직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 전반의 업무를 파악하고 다양한 조직문화를 겪기 위해서는 순환보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은 기본이고 IT와 법률, 영업을 두루 역임한 경우가 많다.

반면, 농협은행은 잦은 업무 인수인계로 인한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책임감 있는 업무 수행을 위해 한 분야에 오래 맡기는 모습이다.

이원삼 부행장이 대표적이다. 이 부행장은 2003년 농협중앙회 전산정보부 팀장이 된 이후 농협금융지주 IT정보전략단 단장과 농협생명 IT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송수일 부행장은 2005년 농협중앙회 심사실 팀장을 시작으로 여신정책부 팀장, 여신기획부 부장 등을 거쳐 여신심사 부문장 자리에 올랐다. 이인기 부행장 역시 2010년 농협중앙회 카드회원추진부 단장을 지낸 후 농협은행 카드회원사업부 부장 등을 거쳐 현재는 NH카드 분사장이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