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벌어먹냐" 모욕에 10대 택시승객 감금·폭행

2019-06-06 09:23
법원 "우발적 범행" 징역형 집행유예

술 취한 10대 승객의 모욕적인 발언에 격분해 우발적으로 승객을 차 안에 감금하고 폭행한 택시기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특수중감금치상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정모(43)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 1월11일 오전 2시 30분께 서울에서 태운 승객 A(19·여)씨가 술에 취해 정씨에게 "택시회사 밥 벌어 먹고 사냐",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의 자식은 무슨 죄냐"고 시비 걸어 일어났다.

격분한 정씨는 차 안에 갖고 다니던 청테이프로 A씨의 양손을 묶고 눈을 가린 뒤, 차 뒷좌석에서 A씨의 얼굴을 3∼4회 때리고 흉기로 "움직이면 죽여버린다"고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술에 취해 늦은 밤 택시에 혼자 승차한 나이 어린 여성 피해자를 상대로 협박하고, 청테이프로 피해자의 신체를 구속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가 술에 취해 모욕적인 말을 한 것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여 범행 동기·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