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현동 아라가야 최대 규모 고분서 유물 1만점 나와

2019-06-04 10:30
670여기 무덤, 배ㆍ오리모양 토기, 갑옷 등

[문화재청]

경남 창원 현동에서 아라가야 최대 규모 고분군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의뢰를 받아 삼한문화재연구원이 시행한 ‘거제-마산3 국도건설 현장’ 발굴조사에서 아라가야 시기 나무덧널무덤, 돌덧널무덤 등 670여기의 무덤과 배‧오리모양 등 상형토기, 갑옷과 투구, 말갖춤(말을 부리는데 사용되는 도구) 등이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현장설명회는 5일 열린다.

이번 발굴조사는 2017년 8월부터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서 창원시 우산동까지 연결되는 국도 건설공사 구간을 대상으로 이뤄져 청동기 시대의 수혈주거지 등 37기, 가야 시기의 수혈주거지 등 15기, 아라갸야 시기의 나무덧널무덤 622기, 돌덧널무덤 35기, 널무덤 17기, 기타유구 200여기 등이 확인됐다.

나란히 배치된 대형고분 839호와 840호는 부부묘로 추정된다. 이 중 840호 고분은 길이 860cm, 너비 454m, 깊이 124cm 규모로,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유적 중 가장 큰 규모다.

길이 772cm, 너비 396cm인 839호 나무덧널무덤에서는 불꽃무늬굽다리접시(화염문투창고배) 등이 나왔다. 출토유물의 제작기술과 유구의 규모 등으로 볼 때, 840호의 주인은 남자, 839호는 여자로 보이고, 당시 최고층의 부부묘로 추정된다.

발굴조사 결과 아라가야 계통의 통형굽다리접시(통형고배), 불꽃무늬투창굽다리접시, 기하문부호가 새겨진 짧은목항아리(단경호), 화로모양그릇받침(노형기대), 컵모양토기 등 토기류와 덩이쇠(철정), 모루, 쇠끌(철착), 망치 등 단야구(철기 단조가공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각종의 도구)와 철찌꺼기(철재), 미늘갑옷(찰갑), 복발형투구(복발형주), 목가리개(경갑), 고리자루칼(환두대도), 쇠창, 쇠화살촉, 유리구슬, 세환이식(귓불에 붙이는 장신구) 등 총 1만여 점의 유물들이 출토됐다.

유물 중에서는 찰갑, 판갑, 투구 등 무구와 고리자루칼, 철촉 등 무기류와 철정, 철착, 철부 등 공구류도 확인됐다. 배를 만들 때 최적화된 도구인 어깨가 넓은 쇠도끼(유건철부) 수십 점과 100여 점의 끌도 출토됐다.

배모양토기(주형토기)는 387호 나무덧널무덤의 피장자 머리쪽의 덩이쇠다발 윗면에서 한쪽이 기운상태로 확인됐다. 길이 29.2cm, 높이 18.3cm 크기로 배면에 조밀한 톱니무늬가 새겨져 있다. 기존에 나왔던 쪽배형 배모양토기와 달리 판재를 조립한 준구조선(통나무배에서 구조선으로 발전하는 중간단계의 선박 형태) 형태다.

이번 발견품은 노를 고정하는 고리가 없는 범선(돛단배)으로, 국제항로를 다니던 외항선용으로 추정돼 당시 해상 교역을 증명해 주는 역사적 자료다.

335호 나무덧널무덤에서 출토된 오리몸체에 낙타머리가 결합된 토기는 원삼국 시대부터 많이 제작된 오리모양토기와 달리 오리(조류)와 낙타(동물)가 결합한 형태로는 처음 확인된 토기로, 당시 국제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발굴결과 창원 현동에는 아라가야의 문화상을 공유하면서, 제철을 생산 기반으로 한 대외 공급 역할을 맡은 해상 세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한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창원지역을 포함한 당시의 진·변한 지역에서는 좋은 품질의 철을 생산해 낙랑, 중국, 일본 등지로 공급했는데, 현재의 마산, 김해의 항구들이 그 창구였다”며 “이번 발굴은 단편적인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야사 연구에 또 하나의 실증적인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