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여성앵커, '무역전쟁' 놓고 자존심 건 맞짱토론

2019-05-26 14:09
CCTV 영어채널 CGTN 뉴스앵커 vs 트럼프 '우군' 폭스 뉴스앵커

미·중 무역전쟁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판 앵커'가 미국 워싱턴 현지시각으로 29일 저녁 8시(중국시각 30일 오전 8시) '맞짱토론'을 벌인다. 

토론자로 나설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군'으로 여기는 미국 폭스 비즈니스 채널의 뉴스앵커 트리시 리건과 중국국영중앙(CC)TV 영어채널인 중국국제텔레비전(CGTN) 뉴스앵커 류신이다. 

맞짱토론이 이뤄지게 된 배경은 약 2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4일 리건이 폭스 비즈니스 '트리시 리건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논평한 것을 류신이 반박한 것.

당시 리건은 "중국의 번영은 미국의 이익을 대가로 한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미국에 와서 수십억 달러를 훔쳤고, 우리에게 전쟁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국가 아시안 연구소의 2017년 발표 자료를  근거로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훔쳐 감으로써 미국은 매년 6000억 달러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중국 제품 사는걸 중단하면 그들도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무기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무기를 쓰는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이에 대해 류신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리시의 발언은 매우 감정적이지만 정작 증거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리건이 인용하 수치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지재권 손실액이 매년 6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통계 수치는 중국 한 나라가 유발한 피해액이 아니라 전 세계를 범위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리건은 또 다시 프로그램을 통해 11분에 걸쳐 류신을 향해 "자신의 감정은 모두 사실에 기반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두 사람의 설전은 트위터 상으로 옮겨져 계속해서 이어졌다. 리건은 류를 향해 무역전쟁과 관련해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류신도 "진흙탕 게임이 아닌 허심탄회한 토론이라면 수락하겠다"고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류신은 현지시각으로 29일 저녁 8시 미국 폭스 비즈니스 채널 '트리시 리건 프라임타임'에 원격으로 출연해 리건과 무역전쟁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일 전망이다. 
 

류신 CGTV 뉴스앵커(왼쪽)과 트리시 리건 폭스비즈니스 뉴스앵커. [사진=인민망]


류신은 중국 난징대 영어과 출신으로, 대학생 시절 중국 전국 영어 스피치 대회 1등은 물론, 세계적인 영어말하기 교육기관인 ESU가 주최한 세계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졸업 후 CGTN에서 중국어·영어 앵커를 맡았으며, 2011년엔 스위스 제네바에 수석기자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리건은 미국 콜롬비아대 역사학과 출신으로, 미국 CBS, CNBC, 블룸버그TV 등에서 리포터, 앵커로 활약했으며, 2015년부터 폭스로 옮겨 트리시 리건 프라임타임 프로그램 앵커를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미·중 양국 간판 앵커인만큼 자존심을 건 설전이 한판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중국 내 애국주의 물결이 확산된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은 온라인을 통해 "당신의 뒤에 13억 중국인이 있다는 걸 잊지마라.“ ”중국의 꿈은 반중세력과의 부단한 투쟁 속에 실현되는 것이다." 등의 메시지를 올리며 류신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