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MB는 자생적 공산주의자...경찰 댓글 공작 실무진 조현오 재판 증언
2019-05-24 17:38
‘反정부 언론‧진중권‧야당 등 국가 안보 위협이라 생각해 댓글 공작’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댓글 공작’ 총지휘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63)의 재판에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서무주임이었던 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정부를 비난한 기사나 정당은 자생적 공산주의자들 일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 댓글 공작이 정치‧이념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정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의 24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조 전 청장 재직 시 보안사이버수사대 서무주임으로 댓글조작을 했던 최씨가 증인을 출석했다.
이날 최씨는 당시 이명박 정부를 비난한 기사에 댓글 작업을 한 것에 대해 “자생적 공산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정부 비난의 용어가 애매하긴 하나 보안에서 사용하는 반정부라는 게 결국 국가안보를 위협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 측이 ‘정부 비난 내용에 친북사이트 정보가 있냐’고 묻자 “반정부가 결국 우리나라 테러와 연관돼있기 때문에 안보와도 연결돼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도 최씨에게 ‘보안업무에서 좌파란 무엇이냐’고 묻자 “안보를 위해할 수 있는 상황이나 물체”라고 답했다.
최씨는 아이피를 사용할 때마다 변경할 수 있는 기계를 이용해 기사의 댓글과 찬반투표 조작을 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처와 처제의 명의로도 공작을 했다고 증언했다.
또 최씨는 댓글 공작에 대해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 회의를 다녀와 지시를 하면 누가 지시한 것이라는 말은 없지만 윗분 지시라 받아들이고 업무를 한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8월 서울지방경찰청장, 2010년 9월~2012년 4월 경찰청장으로 각각 재직했다. 이 기간 당시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려고 보안·정보·홍보 등의 경찰 조직을 동원해 댓글 활동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일반 시민을 가장해 천안함 사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구제역 사태,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의 기사에 정부 옹호 댓글 3만7000여건을 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