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책 신간]‘행동하는 종이 건축’..‘위대한 개츠비’..‘스물아홉, 작아도 확실한 행복이 있어’
2019-05-23 15:42
프리츠커 건축상, 프랑스 예술·문화 훈장, JIA 일본 건축 대상 수상 등,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이자 독보적인 건축 철학을 선보이는 실천가로서 명성 높은 반 시게루의 결정적 저작, ‘행동하는 종이 건축’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행동하는 종이 건축’은 1998∼2016년 반 시게루가 몸소 전개한 건축 역정을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이 책은 ‘행동하는 건축가’로서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고베 대지진’을 필두로, 건설과 해체가 간편하고 저렴한 데다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조달 가능하며, 심지어 친환경적인 ‘종이 건축’의 태동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종이는 진화한 나무다’, 작가가 지닌 건축 철학의 결정적 단초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학’과 인생의 각 국면에서 중대한 영향과 영감을 주고받은 사람들과의 ‘만남’, 건축가의 인도주의적 사회 실천이 왜 중요하고, 또 필요한지 뚜렷이 살필 수 있는 ‘유엔에서 활용한 종이 건축’, ‘건축가의 사회 공헌’, 그리고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 이후의 최신 인터뷰까지, 100여 장의 도판과 함께 모두 망라하고 있다.
이 책은 반 시게루가 자신의 꿈과 이상을 성취해 가는 과정을 과장 없이 보여 주는 동시에, 21세기 건축의 진정한 의미와 진로를 명확히 제시한다.
저자는 고베 대지진, 타이완 대지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지진 등 각종 재해 지역 그리고 유엔난민 기구, 르완다 등 세계 각지의 내전 지역에서 끊임없이 소임을 다해 왔다. 이에 걸맞게 그는 거창한 건축 문법을 구사하기보다 사회적 약자와 피난민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건축 소재 및 공법을 개발하는 데에 천착해 왔다.
이 책에서 스스로 소개하는 ‘종이 건축’은 바로 그 결실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 재해와 전쟁, 빈곤과 차별 때문에 죽기도 하지만 건축물 탓에 피해를 보거나 때때로 건축물 덕에 구원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속에서 건축가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 세계 재난 지역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왔고 지속적으로 독창적인 소재 개발, 친환경적 건축 설계, 인도적 사회 참여에 몰두했다. 환경 파괴와 분쟁,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로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건축가의 참된 이상과 가치를 다시 묻는 반 시게루의 ‘건축 철학’은 과연 어떻게 구체화됐을까?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알 수 있다.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 중인 이정서는 이 책을 통해 기존 번역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국내 번역 문학계에 경종을 올리고 있다.
이 책은 일상에서 마주한 고민, 슬픔,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일상,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행복한 순간들을 알록달록한 수채화 그림에 가득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