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들이 그렇게 잘 논다며? 졸업하고’…대학가 만연한 문과 조롱
2019-05-23 13:54
성균관대 자연캠퍼스, 운동회 앞두고 공모한 문구에서 나와
학생 익명게시판에도 부적절하다는 비판 제기돼
학생 익명게시판에도 부적절하다는 비판 제기돼
대학가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을 비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논란이 되고 있다. 성균관대 자연캠퍼스에는 지난 20일, ‘인문캠은 학교에서 치킨집 사업 배운다던데’, ‘문과들이 그렇게 잘 논다며? 졸업하고’, ‘들어올 땐 1등급, 나갈 땐 9급’ 등의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 문구는 총학생회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운동회를 앞두고 학생들로부터 공모를 받아 게시했다. 하지만 이공계열 학생들이 학생들을 조롱하는 내용에 대해 학생들의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총학생회 측은 다음날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운동회 기간 선의의 경쟁을 위해 문구를 공모했는데, 기획 의도와 달리 특정 문구가 많은 분께 폐를 끼쳐 불찰이라 생각한다”며 “총학생회 차원의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현실은 ‘문(과라서 죄)송합니다’같은 자조 섞인 유행어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문레기(문과+쓰레기)’ 등으로 비하 의미가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에서 문과생들을 웃음거리로 여기는 풍조의 배경에는 청년 취업난에서 오는 불안을 특정 대상에 대한 공격으로 해소하려는 심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교육부와 대학, 학생 모두 정규직 취업을 지상 목표로 삼다 보니 같은 대학 안에서도 취업률을 매개로 한 차별과 배제가 일상화되고, 오히려 유머 코드로 소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