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운영자금 1000억 조달

2019-05-23 16:25
유동성 악화...산은·해진공에 500억원씩 전환사채 발행

현대상선이 자력갱생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유동성 악화로 다시 정부에 손을 벌리게 됐다.  

23일 현대상선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선사를 지원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에 500억원씩 총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 조달된 금액은 연료비와 운송비 등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의 이번 실탄 확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선박 운영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유동성이 크게 악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영업손실이 5765억원에 달했고, 자본잠식률은 34.1%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지난달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를 통해서만 현대상선에 2조원을 물적 지원한 바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2020년부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단박에 유동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경영정상화까지 운영비가 계속 들어갈 것인 만큼, 지속해서 추가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세계 1,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가 결성한 2M과 전략적 협력(2M+HMM) 연장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 내년 계약 만료를 연기하려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야 하지만 아직 요원한 상태다.

실제로 2M은 대체자로 현대상선의 경쟁사인 이스라엘 해운사 ZIM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현대상선과 같은 아시아~지중해 및 아시아~북미 노선에서 전략적 협의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경영정상화가 최우선 목표"라면서 "얼라이언스(해운동맹) 계약건 역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2020년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인도받는 만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익 악화, 얼라이언스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제공= 현대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