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궂은 날씨로 정경두 장관에 '찬밥 신세'된 JSA
2019-05-21 15:45
정 장관, 관광객 안전 점검 위한 최적 상황 스스로 외면
北 모르쇠에 의미 퇴색 'JSA 민간인 견학' 정 장관이 자인한 셈
北 모르쇠에 의미 퇴색 'JSA 민간인 견학' 정 장관이 자인한 셈
정경두 국방장관이 예정했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을 연이어 취소하면서, 국방부가 7개월만에 열린 JSA를 찬밥 취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단거리미사일로 관측되는 '북한판 이스칸다르'를 발사하면서 6일 예정된 방문 계획이 한차례 연기됐다. 당시 정 장관이 '미사일'에서 '발사체'로 수정하는 등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오락가락 발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JSA 방문보다 조기 수습을 위한 행보를 한 것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국방부가 지난 19일로 예정했던 정 장관의 JSA 방문이 재차 연기된 것에는 의문이 든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상 상황이 좋지 못해 (정경두 장관의) 방문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JSA 견학은 30∼45명 단체 단위로 이뤄지고 있으며 기상 악화, 특히 비가 내렸다는 이유로 예정된 JSA 견학이 취소되는 일은 없다.
정 장관의 JSA 방문은 지난 1일부터 JSA 남측 지역의 민간인 견학이 7개월 만에 재개된 데 따른 것이다. 이달 초 국방부는 "JSA 비무장화 이후 상황과 관광객 안전 문제 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정 장관의 방문이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의 설명대로라면, 정 장관에게 있어 지난 19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는 관광객 안전 점검을 위한 최적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정 장관은 오히려 이 같은 상황을 외면했다.
JSA 민간인 견학은 '9.19남북군사합의' 이행 사항 중 하나인 'JSA 남북 지역 자유왕래'가 북측의 비협조로 지지부진하자, 고육지책으로 나온 결과물이다.
당초 JSA 비무장화 진행만으로도 '남북 대립의 종지부'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걸음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북측이 'JSA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에 합의해 주지 않으면서 이 같은 의미는 퇴색됐다. 아울러 정 장관의 JSA 방문 취소 사유가 관광객 안전을 점검할 최적의 조건인 '비'로 드러나면서 '의미 퇴색'을 자인한 꼴이 됐다.
이번에 새로 제작된 JSA 투어 영상은 '다시 평화를 꿈꾸는 곳, JSA'라는 문구로 끝을 맺고 있다. 평화는 좋은 날씨보다 궂은 날씨에 더욱 예의주시해야 꿈꿀 수 있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