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잘 나가서'… 예금금리 내리는 저축은행
2019-05-20 07:04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에 줄줄이 올렸던 예금금리를 다시 내리고 있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판매 중인 정기예금 179개의 12개월 금리 평균은 연 2.30%였다.
5개월 전인 지난해 12월17일 금리 평균인 연 2.64%보다 0.34%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들이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낮추는 데는 퇴직연금 정기예금이 뜻밖에 성공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운용 대상에 저축은행 예·적금도 포함할 수 있도록 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대형 저축은행 중심으로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이들은 퇴직연금 정기예금 고객을 모으고자 연 2.4∼2.6%의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또 시중은행, 증권사 창구에서도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판매해 고객과 접점이 늘어나면서 생각보다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에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출시한 이후 2개월 만에 잔액 2000억원을 돌파했고 현재 잔액은 4600억원에 달한다. SBI저축은행도 지난해 11월 출시한 퇴직연금 정기예금에 현재까지 4200억원이 몰렸다. JT저축은행은 1월 말 기준 잔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고금리를 제공하는 퇴직연금 정기예금에 자금이 많이 들어와 일반 정기예금에 이전처럼 높은 금리를 줄 유인이 적어진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처음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출시할 때는 연 2.4∼2.6% 금리가 적정한 수준으로 계산됐지만, 생각 외로 자금이 많이 몰려 오히려 손실이 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옅어진 점도 작용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에 예금금리 인상도 속도 조절을 하게 됐다"며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을 큰 폭으로 유치할 수도 없게 돼 예금을 많이 늘리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