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엔터프라이즈] 중흥건설, '실적 호조'에 수도권 주택사업 박차

2019-05-16 13:12
작년 분양 매출액 전년보다 3배 증가...분양사업 비중도 대폭 확대
17일부터 양주옥정, 파주운정, 위례신도시 등서 릴레이 분양 계획
"땅 확보 비상에 4~5년 전부터 아파트 지을 부지 사둔 게 성공 비결"
"하자 비용 부담하느니 처음부터 잘 짓자"...공사기간 연장 파격 실험
중앙 언론사 인수 등 사업 영역 확대...그룹 경영 부담 지적, 사업환경 변화 대응 과제도

중흥건설 사옥[사진 = 중흥건설 제공]

최근 한 중앙 언론사 인수로 관심을 모은 중흥건설그룹이 실적 호조 속에 약진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 상황이지만 수도권에서도 활발한 주택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17일과 다음 달 각각 경기 양주 옥정과 파주 운정에서 대단지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올해 최대 분양 사업지로 꼽히는 경기 하남 북위례 신도시 등에서도 올해 안에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연결 매출액 94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824억원) 대비 96% 증가한 수치다. 주택 분양 매출액은 2017년 1215억원에서 지난해 3939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분양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5%에서 41%로 확대됐다. 중흥건설은 매출 원가를 줄이면서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건설은 오는 9월 올해 최대 분양 사업지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A3-10블록에 '위례 중흥 S-클래스'를 선보인다. 위례신도시는 총 677만4628㎡ 규모로 서울 송파구 장지동과 거여동,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하남시 학암동 일대 등 3개 구역에 걸쳐 조성되고 있다. 수도권 최인접 대규모 사업지라는 이유로 시장에서는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북위례 지역에서 최근까지 이어진 힐스테이트, 계룡리슈빌, 우미린1차 등의 청약이 흥행에 성공했다.

중흥건설그룹은 1983년 금남주택으로 출발해 공기업을 제외한 재계 서열 34위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17년 말 기준(공정위 발표 2018년 5월 기준)으로 중흥건설그룹의 자산은 9조9598억원, 매출은 6조8106억원이다. 지난해 건설 시공능력 순위는 59위를 기록했다.

◆ 광주·전남 기반 기업 중흥건설, '광교 중흥S-클래스' 분양 성공 시작으로 서울·수도권서 입지 다져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중흥건설은 지난 2014년 말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내 '광교 중흥S-클래스'를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예정가(5644억)의 132.8% 수준인 7500억원을 베팅,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을 꺾으면서 주택 건설 및 분양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광교 중흥S-클래스'는 지난 2015년 이뤄진 1순위 청약 결과 178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만9251명이 청약해 평균 38.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A 타입은 기타 경기 지역에서 1만1507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인 539.05대1을 나타냈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은 '품질이 뛰어난, 살기 좋은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시간이 곧 돈이라는 생각에 공기를 최대한 줄이려는 건설사가 대다수다. 하지만 그는 거꾸로 공기를 두 달 더 늘리는 파격 실험을 하고 있다. 암행어사처럼 전국 사업 현장을 돌아다니며 품질과 공정만 엄격하게 관리하는 전문가도 영입했다.

중흥건설의 주택 브랜드 'S-클래스'는 '특별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S-클래스'의 'S'는 'Superior & Superb'의 이니셜이다. 자연과 기술이 함께하는 세상, 건강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삶의 터전을 만들어 높은 삶의 가치를 이끌어가겠다는 중흥건설의 포부가 담겼다.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2차[사진 = 중흥건설 제공]

◆ 택지개발, 재건축·재개발도 적극 참여

중흥건설은 전화위복을 통해 중견 건설사 반열에 올랐다. 세종시 건설 당시 주택시장 분위기가 급랭하면서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수백억원씩 위약금을 물며 분양받은 공공택지를 반납했다. 분양해도 수익을 내기 어렵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중흥건설은 대형사가 반납한 택지를 싸게 분양받아 아파트를 지었고 '완판신화'를 썼다.

정창선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정부의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8·25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대다수 건설업체에 땅 확보 비상이 걸렸다"며 "4~5년 전부터 아파트를 공급한 뒤 이윤이 생기면 주저없이 땅에 투자했다. 주택사업을 당장 안 하더라도 땅은 사 두면 값이 오르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세종시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는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한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 부문에서 최고 수상작인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했다. 단지는 세종시 2-1생활권 M2블록, L2블록에 들어선 공동주택으로 지난해 2월 준공됐다.

중흥건설은 택지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전남 순천시 신대지구를 개발해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당진, 서산, 청주 등 충청권과 평택 등 경기권 택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사업도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중흥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5년 도시정비사업팀을 신설, 3년간 매년 1조원 수주를 기록하는 등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 지역 대표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 노력도

중흥건설은 호남지역의 대표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투자나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다. 주택전시관 개관 때마다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지역의 소외 계층에 전달하는 행사를 10년 넘게 진행해오고 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기부는 물론, 대한사회복지회 광주지부에 배냇저고리와 손싸개 등 시가 2억3000만원 상당의 유·아동 의류 및 용품 6500점을 기증했다. 광주장애인주간보호시설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합회에 차량기증 등을 통해 중증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용기를 불어 넣는 지역사회 통합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광주시에 시가 2000만원 상당의 유아·청소년용 자전거 100대를 기증해 시청광장에서 누구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제공했다. 현재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은 광주를 연고로 하고 있는 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재작년 중흥그룹의 정 회장, 그 부인 안양님 감사, 아들 정 사장, 며느리 이화진씨 등은 광주시 최초로 가족 전체가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에 가입해 사회 지도층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와 희생정신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지난해 정 회장은 제23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했다. 업계는 정 회장이 지역 경제발전과 상공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업종별, 규모별, 노사간 상생협력을 통해 지역 상공인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정 회장은 '광주 친환경 차부품 클러스터'에 5억원을 쾌척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달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의 대화'에 참석해 ’광주형 일자리‘ 성사를 건의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중흥이 성장한 광주·전남의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힘쓰고 사회적 기업인으로서 기부에 앞장선다는 생각이다.
 

광주FC후원금 기탁식[사진 = 중흥건설 제공]

◆ 중흥건설, 헤럴드경제 인수 등 사업 다각화...당면 과제도

중흥건설그룹은 최근 일간 경제신문 '헤럴드경제'와 영자신문 '코리아헤럴드' 인수를 밝혀 중앙 언론 진출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그동안 중흥그룹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언론사 인수합병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7년 광주전남 일간지 '남도일보'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번에 중앙 경제지 및 영자지를 품게 되면서 언론 사업 보폭 확대가 예상된다.

다만 지분 매입 금액이 최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언론사 인수 결정이 중흥그룹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중흥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보유 현금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큰 부담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따른다.

중흥건설은 아울러 분양 시장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 중인 여러 대규모 아파트 분양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도 과제로 안고 있다.  

오는 9월 예정된 '위례 중흥 S-클래스' 분양은 최근 잇따른 북위례지역 청약 흥행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파주 운정, 양주 옥정 등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분양사업도 수도권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과잉 공급 우려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창립 이후 지난 36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중흥건설그룹의 성공 신화가 여러 어려운 환경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