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대웅제약 균주 출처 논란에 “로또 6번 당첨 확률” 반박

2019-05-15 03:15
염기서열 일치 논란, 미국 소송으로 바통 넘어가…양사, 서로에 제출할 균주 준비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사진=아주경제 DB]


“보톨리눔 톡신 균주의 DNA 염기서열이 똑같다는 것은 로또 일등을 연속해서 6번 당첨될 확률과 같습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보톨리눔 톡신 균주 출처 소송의 바통이 미국으로 넘어간 가운데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평소 대웅제약의 주장에 대해 이 같이 말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톨리눔은 미용주사인 보톡스의 주성분으로, 매우 위험한 독성 생물을 활용해 제품을 제조한다.

최근 3~4년 사이 보툴리눔 균주를 확보했다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 우리나라에서만 약 20여개 업체가 보톡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균주 출처에 대한 논쟁도 여느 때보다 치열하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소송전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균주 출처 소송은 양 사 간 균주 DNA 염기 서열이 하나도 빠짐없이 일치한다는 데서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발견한 균주와 자사가 보유한 균주의 염기 서열 1만 2912개가 일치하면서 출처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됐다.

박테리아의 경우 DNA 복제를 300번 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1번의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같은 출처의 균주라고 해도 배양이 지속될수록 균주 전체의 DNA 구조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이다.

메디톡스가 보유한 보툴리눔 톡신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대에 있던 양규환 박사가 1979년 귀국하면서 들여온 것이다. 이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 연구팀이 1908년에 미국에서 채취한 균주로 알려졌다.

반면 대웅제약은 지난 2006년 용인 소재 마구간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고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다.

여기에 균주의 발견 시기의 차이는 물론,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일한 염기서열의 균주가 발견될 가능성 희박하다는 지식에서 정 대표의 발언이 나온 것이다.

과거에도 정 대표는 이와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지난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구간(토양)에서 찾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건 제가 학자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이건 정말 벼락을 몇 번 맞을 확률이라는 거죠”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화법이 최근 시작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부의 증거수집 절차로 정점을 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대웅제약은 염기서열 일치에 대한 의문이 나올 때마다 자신들이 공개한 염기서열은 독소 부분의 1만2000여개 뿐이며, 균주의 전체 염기서열 380만개는 훗날 공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미국 소송은 한국과 달리 증거수집 절차를 통해 양측이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서로에게 요구해 전달받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전체 염기서열분석 등을 진행하기 위해 서로의 균주를 제공토록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양 사는 서로가 지정한 전문가에서 균주 제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논쟁에 그친 염기 서열에 대한 비밀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