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설립 지연... 국내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2019-05-11 10:15
클라우드 핵심 경쟁력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국내에는 하나도 없어
네이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주민 반대로 첫 삽도 못 떠... 관련 산업 타격 우려
네이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주민 반대로 첫 삽도 못 떠... 관련 산업 타격 우려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네이버 용인 신 데이터센터 설립이 미뤄짐에 따라 국내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클라우드는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가상·증강현실 등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기초 인프라다. 때문에 산업의 쌀인 철과 석유에 빗대어 IT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는 국내에 몇 없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될 계획이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란 클라우드를 구현하기 위해 서버, 메모리, 네트워크, 저장장치 등을 유동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전용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시장조사기관별로 조금씩 다른 기준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외에서 유입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만은 동일하다.
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 세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수는 430여개이고, 올해 설립될 예정인 곳을 합치면 560여개다. 전 세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서 미국이 40%(약 172개)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중국이 8%(약 34개), 일본이 6%(약 26개), 호주와 독일이 각각 5%(약 21개) 순이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유클라우드 등 미국·중국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수가 곧 해당 국가의 클라우드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부산시 강서구 미음산단 국제산업물류단지에 세우고 있는 부산 데이터센터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알려졌다. 17만 8000여 제곱미터의 부지를 확보해 데이터센터를 설립함으로써 부산을 싱가포르에 이은 제 2의 자사 아시아 클라우드 산업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용인시 공세동 13만 2000여 제곱미터의 부지에 2023년까지 평촌 메가센터와 대등한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 브이 라이브 등 클라우드와 동영상 서비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AI, 자율주행차 등 첨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내외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할 예정이었다.
인근 주민의 반대로 네이버가 정부에 제출한 용인 신 데이터센터의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도 늦춰지고 있다. 단지 지정이 미뤄질 경우 용적률에서 손해를 봐 서버 규모가 축소될 수 밖에 없고, 네이버의 원래 계획인 데이터센터와 R&D 센터가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연구 센터 설립에도 지장이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분당 사옥과 용인 데이터센터의 거리가 가까운 것을 활용해 AI, 자율주행차 연구를 위한 인력과 시설을 용인 신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2023년까지 데이터센터 설립이라는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경우 용인 부지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양시, 파주시 등 서울 인근의 다른 도시들이 관련 부지와 세제혜택 제공 등을 바탕으로 네이버 신 데이터센터 유치를 추진 중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설령 부지를 옮긴다 해도 부지 선정, 정부 허가, 설계 등 시공에 앞선 절차가 필요한 만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설립은 한층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