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글로벌 1위’ 종합 반도체 전략 시동…‘원천기술 개발·인력양성’ 속도

2019-05-09 12:00
반도체 신개념 소자 개발, 10년 간 2400억원 투자
고급 설계 인력 양성 위해 5개 대학에 융합 전공 신설

정부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미래 원천기술 개발과 융합 전문인력 양성에 뛰어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신개념 반도체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계획을 토대로 한 ‘종합 반도체 강국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4월 말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수립·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의 후속조치다. 당시 정부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생산시설 없이 설계, 개발을 수행하는 기업) 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10%로 확대하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신개념 소자 원천기술 개발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융합형 고급 전문인력 양성 △공공 나노팹(나노 기술의 연구 개발을 추진하는 시설)을 활용한 팹리스 기업 지원 △민·관 협업 기반의 연구거점 조성 △정부 출연연의 반도체 연구 플랫폼 역할 강화 등 중장기적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1조원 규모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향후 10년간 약 24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신소자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반도체 기술개발의 패러다임으로 이어져온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초고성능, 초저전력의 신소자 개발을 위해 초저전압 및 미세전류 제어 소자, 3차원 소자, 두뇌모사 소자 등 신소자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신소자 집적·검증 기술개발을 병행함으로써 신소자의 조기 상용화와 산학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인력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반도체협회의 최근 3년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간 약 300명의 고급 설계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5개 내외 대학 컨소시엄을 선정해 컨소시엄당 향후 6년간 약 100억원을 지원, 고급 반도체 설계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대전, 수원, 포항 등 반도체 제작 지원이 가능한 공공 나노팹을 중심으로 중소 팹리스에 대한 지원에도 나선다.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웨이퍼 한 장에 여러 개의 칩 시제품을 올려 제작하는 서비스) 지원을 위한 반도체 설계 지원 툴(PDK)을 갖추는 등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 기업의 지원을 고도화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연구장비활용 지원 사업 등과 연계해 중소·창업 팹리스의 공공 나노팹 활용 부담을 최대 70% 수준으로 경감시킬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반도체 분야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연계해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연구거점 조성 계획도 마련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용인) 조성을 위해 12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제고 위해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 출연연의 반도체 연구 플랫폼도 하나로 모은다. 과기정통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표준연,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이달 중 구성 완료하고 운영을 개시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국내 팹리스 업계의 신수요 창출 기회로 삼는 한편, 반도체 설계 필수 프로그램 제공과 기술역량 강화 지원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