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인보사 조사 신뢰 못해…검찰 조속히 수사해야”
2019-05-08 20:49
코오롱·식약처 고발 소비자주권, 검찰 수사 재촉구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가 성분 논란을 일으킨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는 믿을 수 없다며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은 8일 성명을 내고 “유전자치료제 특성상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인보사 임상시험과 제조·판매품목 허가 과정에 이해하기 어려운 졸속 처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검찰은 수사를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식약처가 인보사에 대해 ‘특정세포 유전인자 존재여부 검사(PCR)’ 등 자체적인 교차검증을 하지 않고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만 보고 품목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7년 4월 식약처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회의 결과를 2개월 후에 뒤집어 허가를 내준 점을 문제삼았다.
소비자주권은 “당시 중앙약심 소분과 회의에서 ‘기존약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 개선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허가를 반려했음에도 식약처가 위원 참석 확대를 통해 같은 해 6월에 승인을 결정했다”면서 인보사 허가 과정에 대한 의혹이 한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가 오는 20일께부터 인보사 개발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 등을 방문해 세포가 바뀐 경위를 조사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뒤늦은 조사는 신뢰성을 전혀 가질 수 없다”면서 “피고발인임을 직시해 자숙과 반성으로 법적 책임을 지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소비자주권은 이어 “인보사 사건에 대한 조속한 검찰 수사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의약품 허가 과정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는 것은 물론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 차원에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최초로 허가받은 골관절염 유전자 신약이다. 지금까지 국내 환자 3700여명이 이 제품을 투약했다. 그러다 지난 3월 미국 임상시험 도중 무허가 세포가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인보사는 1액과 2액을 혼합한 주사제인데, 이중 2액이 식약처에서 허가한 연골유래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GP2-293) 성분으로 밝혀졌다.
소비자주권은 지난달 30일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회사 이우석 대표이사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식약처와 이의경 식약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