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공격적 확장…출점 자율규약 괜찮나

2019-05-08 19:01
올해 가맹점 1300개 순증 목표…슈퍼마켓 반발에 “최선다해 규약 지켜”

이마트24 매장 전경[사진=이마트24 제공]



편의점업계 후발주자인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24가 올해 공격적인 신규 출점을 예고했다.

올 1월부터 출점제한 규정을 담은 편의점 자율규약이 시행된 가운데 이를 무시한 처사란 지적이 나오지만, 업체로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동네 슈퍼마켓 상인들은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이 거세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해 1300개의 가맹점이 순증, 연내 5000개 고지를 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미 올 들어 4월까지 업계 최대 규모인 236개가 순증했다. ‘순증’이란 출점 점포수에서 폐점 점포수를 뺀 숫자로, 매장의 실제 증감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지난해 편의점업계 전체 가맹점 순증이 2300여개인 것을 고려하면, 이마트24의 올해 목표치는 전체 순증 점포의 절반 이상을 가져오겠다는 포부인 셈이다.

이미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기존 편의점 업체들이 지난해 마련한 출점제한 자율규약으로 ‘소극적 순증’을 하는 것과 달리, 이마트24만이 출점에 적극적인 이유는 차별화된 수익구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2014년 위드미 인수 당시부터 기존 편의점과 달리 고유의 ‘3무(無)정책’(△24시간 영업강제 없음 △로열티 없음 △영업위약금 없음)을 고수해오고 있다.

타사가 가맹점주로부터 정률제 로열티를 받아 수익를 내는 구조인 반면, 이마트24는 월회비와 함께 가맹점에 공급하는 상품의 마진으로 수익을 얻는다. 24시간 영업도 강제하지 않으니 가맹점 수가 많아야만 상품 공급량이 늘고 그에 따른 수익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마트24는 가맹점 수 5000개가 수익창출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가맹점수 및 매출액 [아주경제 그래픽팀]



실제로 가맹점 순증으로 이마트24의 ‘규모의 경제’는 실현되고 있다. 매장 수가 1765개에 불과했던 2016년 매출은 2784억원에 그쳤다. 이듬해 가맹점 수가 2652개로 늘면서 6840억원의 매출을 냈다. 가맹점 수가 3707개로 늘어난 지난해 매출은 1조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51.7% 증가했다. 올 들어 4월까지 가맹점 수가 236개 순증해 총 3943개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마트24의 공격적 출점이 경쟁사와 지역 소상인공인들에게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편의점업계가 어렵사리 합의한 ‘50~100m의 출점 제한’을 둔 자율규약을 지키고 있지 않고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  

특히 편의점의 최대 경쟁업종인 지역 슈퍼마켓의 반발이 거세다. 임원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이마트24 등 대형 유통사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탈로 많은 동네슈퍼들이 생존권을 박탈당했다”면서 이마트24의 점포 확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자율규약을 최대한 준수하면서 신규 출점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로변 등 1선 입지보다는 2선, 3선 입지나 특수입지 등에 신규 출점, 타사 브랜드 전환 등을 통해 차별화된 편의점 모델을 지속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