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을 대상으로 일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하면 늘 상위권에 오르는 구글. 신의 직장이라고도 불리는 구글에서 일하는, 일명 구글러(Googler, 구글 직원을 일컫는 말)의 일터는 어떤 곳일까? 7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글 본사는 기업이라기보다 자유가 넘치는 대학교에 가까웠다. 구글러들이 혁신과 창의력 등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하면서도 건강까지 고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구글 캠퍼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녹지 공간이다. ‘자연(Nature)’은 구글이 본사를 설계하면서 중점을 둔 핵심 가치다. 실용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하고, 잠깐의 쉼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해 자연적인 요소를 들여왔다는 것이 구글 측의 설명이다. 구글 캠퍼스 곳곳에 나무와 꽃, 잔디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창 건설 중인 구글의 새로운 오피스 ‘찰스턴 이스트 캠퍼스’는 이를 잘 반영하고 있었다. 거대한 텐트 모양인 이 캠퍼스는 자연과의 연결이 핵심이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 바쁜 업무 중에 잠깐이라도 자연과 접촉하도록 유도했다.
  메리 데빗지 구글 캠퍼스 디자인 총괄 디렉터는 “구글 본사 설계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직원들의 건강”이라며 “자연을 보는 것은 신체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 구글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 등의 임원은 건물 내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문제에 늘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 본사는 세계 최초로 생태 번식지와 함께하는 공간인데, 이전에는 없었거나 소멸되고 있었던 원래 생태 식물들을 현재 복원하고 있고, 이 덕분에 전체적인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무 공간과 휴식 공간의 경계를 없애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도 눈에 띈다. 생산성을 발휘하면서도 스트레스는 줄여 양질의 삶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구글 캠퍼스 곳곳에 배치된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의자에서 노트북을 펴고 일을 하는 구글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식사와 일을 동시에 하는 이들도 보인다.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가 이내 노트북을 두드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일에 대한 부담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구글 캠퍼스 한편에선 헬스 트레이너가 구글러들을 모아놓고 운동을 가르치고 있었다.

구글 캠퍼스의 또 다른 특징은 높은 건물이 없다는 것이다. 넓은 캠퍼스에 저층 건물들만 즐비하다. 이는 구글이 추구하는 가치 중의 하나인 ‘협업’과 연관이 있다. 빌딩의 용적률이 높으면 옆 부서와 소통할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판단이 깔렸다.

데빗지 디렉터는 “바로 주변에 앉은 사람들, 같은 일을 하는 팀 등과 함께 협업하면 더 혁신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다”며 “구글은 언제 어디서나 구글러들이 편안하게 최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해 혁신을 끌어내는 요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