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양극화 심화…"되는 곳만 된다"

2019-05-06 09:54
4월 전국 청약 아파트 34개 단지 중 16개 단지 미달
수도권은 '선방', 지방은 '제로청약' 단지도 나와

4월 전국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34개 단지 가운데 18개 단지만 순위 내 청약이 마감됐다. 사진은 최근 지방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사진= 아주경제DB]


아파트 청약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서울·수도권 주요 분양 아파트는 최대 두 자릿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한 데 반해, 지방 중소도시에선 청약자가 1명도 없는 '청약제로' 단지가 속출해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4월 전국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민간분양) 34개 단지 가운데 18개 단지가 순위 내 청약에 성공했고, 나머지 16단지는 미달됐다.

청약 경쟁률로 보면 1만1656가구 모집에 13만3443명이 몰려 평균 11.45대1을 기록했다. 양호한 평균 청약률에도 불구하고 청약자 대부분이 수도권 청약에만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 수도권 청약 경쟁률은 평균 15.66대1이다. 총 8095가구(16개 단지) 모집에 12만6798명이 신청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이 선보인 '힐스테이트 북위례(939가구)'는 주변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7만2570개의 청약통장을 받으며 전체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계룡건설의 '북위례 계룡리슈빌'도 청약 1순위에서 70.1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위례신도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일명 '로또 아파트'로 입소문이 나면서 청약수요가 몰렸다.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한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31.08대1)와 경기도 구리시에 공급된 '한양수자인 구리역'(10.53대1)도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18단지)에서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1.87대1에 머무르면서 수도권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북 고창의 '석정 파크필 3차(48가구)'와 제주에서 공급한 '진용이지빌(53가구)'에서는 단 한 명의 청약자도 없었다.

이달에도 전국에 총 4만5714가구(3만4745가구 일반분양)가 공급되면서 청약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전반적으로 얕아진 수요층으로 인해 단지·지역별 청약성적이 '극과 극'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이달 물량은 월별 단위로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5개월 중 최대치"라면서 "최근 분양시장이 무주택자 위주로 재편된 데다 예전보다 까다로워진 청약조건으로 실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다. 청약 양극화는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