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사찰 폭로 입막음뇌물’....檢 ‘국정원은 민정수석실 직무대상’ VS 김진모 ‘입막음용 아니다’
2019-05-03 16:37
3일 항소심 7차 공판 열어 양측 최후 변론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사찰 사건의 폭로를 막기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53)이 최후진술을 통해 다시 한번 결백을 강조했다. 돈을 받은 것을 맞지만 직무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 김 전 비서관의 주장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3일 오후 2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비서관과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항소심 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양측의 최후 변론이 진행됐다.
검찰 측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뇌물 혐의에 대해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 경질론 등 국정원을 조사해야하는 상황에서 고위공직자 비리를 사정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특감반 운영하며 감찰 업무를 지휘하는 자리인 김 전 비서관은 원 전 국정원장과 상시적 직무대상 관계였다”며 “원 전 국정원장은 직무 수행 대상이었음에도 특활비 5천만원 지원한 것”이라며 유죄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비서관 측은 “검찰이 억지로 상시적, 구체적 직무대상자라는 개념을 도입해 무리하게 유죄주장을 펴고 있다”며 “뇌물은 직무관련성이 성립돼야 하는데 제반 사정 고려하면 직무연관성이 있다고 하면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변호인 측은 유죄 선고 받은 횡령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당시 민간인 사찰 문제로 말단 공무원이었던 장 모 전 주무관이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된 것이 안타까워 국정원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이 처한 상황을 보면 장 전 주무관의 입막음을 위한 돈이 필요했을 뿐 국정원 돈이 여야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며 “결국 직무관련성으로서 돈 요구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수한 돈도 개인적인 것도 아닌 폭로를 막을 필요가 있는 사적인 용도로서 기관 간 예산지원으로도 볼 수 없기에 횡령이자 뇌물이다”고 강조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모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국정원 특활비로 5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입막음’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6월 28일 1심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비서관은 횡령혐의에 대해선 유죄, 뇌물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봤다. 또 장 전 비서관에겐 장물운반 혐의는 무죄, 직권남용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