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독·일' 선진국 노후준비 어떻게
2019-05-06 18:27
미국과 독일,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는 노후를 어떻게 준비할까. 세 나라는 모두 일찌감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서로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
6일 미국과 독일, 일본 연금정책을 살펴보면 3개국은 공통적으로 재정 부족을 보완하려고 공적연금보다는 사적연금에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기대수명이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 나랏돈만으로는 노후를 보장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공적연금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라 어느 나라에서나 골칫거리다. 납입액 인상이나 지급시기 연장과 같은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기금은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나라별로 보아도 이런 모습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미국은 사적연금을 활성화하려고 '캐치업' 정책을 펴고 있다. 50세 이상 국민이 대상이다. 연간 소득공제한도에 더해 추가로 공제해준다. 사적연금에 공적인 세제 혜택을 부여해 더 많은 국민이 가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2014년부터 은퇴자에게 장수연금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장수연금은 은퇴 시점에 자산 일부를 보험료로 내고 80세부터 연금으로 돌려받는 상품이다. 물론 혜택이 크다. 장수연금은 일반적인 연금보다 보험료를 40%가량 덜 받는다.
전통적으로 공적연금을 중요하게 여겨온 독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독일은 2000년대 들어 공적연금 급여 수준을 낮추고 사적연금에 많은 역할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새로 도입한 제도가 '리터스 연금'이다. 리터스 연금은 경제 상황이나 소득, 자녀 수에 따라 추가적인 보조금을 준다. 소득 재분배와 출산율 증가를 동시에 노린 연금 개혁이다. 감세도 해준다. 처음 보험료를 낼 때도, 보험료 적립으로 수익을 거두었을 때도 세금을 안 받는다. 마지막에 연금을 수령할 때만 과세한다는 얘기다. 이런 지원 덕분에 독일은 자발적인 사적연금 가입률을 세계 1위로 높였다.
정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먼저 고령화를 겪은 선진국이 택한 방식을 우리 현실에 맞게 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