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노후설계전략 A to Z
2019-05-06 18:27
재테크에 어둡다면 증권사에 노후설계를 맡길 수도 있다. 여윳돈이 많지 않은 일반인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노후를 준비하기는 힘들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에 모두 가입한 사람이 한 달 평균 받는 돈은 현재 61만원에 머물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내놓은 1인 최소 노후생활비(108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럼 은퇴할 때까지 돈을 얼마나 모아야 할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은퇴설계를 직접 받아 보았다. 이곳에서는 부부를 기준으로 은퇴설계를 해줬다.
기자와 배우자는 각각 32세와 33세다. 은퇴 예상시기는 60세로 적었다. 달마다 들어갈 생활비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집계한 2인 적정 노후생활비인 243만원으로 잡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은퇴 시점에 필요한 돈을 9억5915만원(기대수명 82.6세)으로 내놓았다. 한숨부터 나오는 액수다. 가진 돈이 전혀 없다고 치자. 은행 정기예금(2018년 말 금리 1.99%)을 기준으로 28년 동안 달마다 214만원씩 저축해야 한다.
노후설계가 중요한 이유다. 만약 해마다 수익을 5%가량 낼 수 있다면 월간 저축액을 134만원까지 줄여도 괜찮다.
증권사는 이런 이유로 20·30세대에게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권한다. 사회생활 초기에 위험자산으로 수익률을 높여야 정년을 앞두고 안전자산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은 가장 공격적으로 돈을 굴릴 수 있는 수단이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하다면 전문가가 굴려주는 펀드도 괜찮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식까지 담아 위험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물론 국민연금과 세제혜택을 주는 개인연금은 기본이다.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연말정산 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세테크 상품이기도 하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100%는 아니더라도 젊을 때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연금상품은 중간에 찾지 않고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와 해외 주식 활용해야
상장지수펀드(ETF)와 해외 주식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제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해외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해외 주식 국적도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재 30여개 나라 주식을 안방에서 거래할 수 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와 달리 해외 주식은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물린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해외 주식으로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렸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
김은해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절세하는 방법도 있다"며 "해외주식 매매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한다면 손실이 난 종목을 일부 매도하고 재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투자를 하더라도 기본 공제를 적용하는 250만원에 대해서는 수익을 확정해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TF도 훌륭한 노후 준비 상품이다.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ETF는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아무때나 사고팔 수 있다. 기초자산도 다양하다.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뿐 아니라 금이나 원유에도 투자한다.
연금상품 가입자는 ETF를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단, 고위험상품인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빠진다. 연금상품에 ETF를 담아주는 증권사로는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도 마찬가지다.
김은해 연구원은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반드시 분산투자해야 한다"며 "이미 분산투자를 바탕으로 운용하는 ETF를 권하는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