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업계로 불똥 튄 자동차·조선·건설 불황
2019-05-01 18:01
작년 원재료비 10% 상승 겹쳐…노루페인트 등 영업익 줄줄이 감소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 업황 부진으로 페인트업계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페인트 산업은 전방산업보다 2~3년 후행하는 특징을 갖기 때문에 자동차‧조선업의 분위기가 전환되더라도 향후 수년간은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1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페인트 업체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업계 점유율 1‧2위인 KCC와 노루페인트를 포함해 삼화페인트공업, 강남제비스코 등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노루페인트의 경우 작년 매출 6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약 50억원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배 이상 줄었다.
삼화페인트공업도 작년 매출 5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60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0억원씩 줄어들었다.
강남제비스코의 경우 강남케이피아이 종속기업 편입 이후 평가이익 상승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지만, 페인트 사업실적인 영업이익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군포 페인트 제조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작년 실적 악화는 전방산업 업황 부진과 함께 원재료비 상승의 영향이 컸다. 안료, 유지, 수지, 용제 등 원재료에 따라 10% 넘는 가격 상승으로 페인트 원가가 올라갔고, 영업실적이 줄어들었다.
작년 말부터 유가가 상승하고 있고, 전방산업의 침체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어 페인트 업계는 올해 전망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자동차 판매 실적에 변화가 보이고, 조선업에서도 수주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페인트 업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작년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측면이 있었다”며 “올해도 전체적인 시장 상황과 페인트 업계 내 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업황 전망이 어두운 만큼 올해는 업계 내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페인트 자체의 기능성과 R&D 기술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공기정화 기능이나 라돈 차폐 기능성 페인트가 잇따라 출시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올해는 내부에서도 모든 사업을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며 “결국은 각 회사의 영업력과 R&D 기술력 등 진짜 실력에 따라 영업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