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도우미' 거래소 성장기업팀을 소개합니다
2019-05-01 17:55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장소가 좁아서 죄송합니다."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한국거래소 별관 2층을 찾았다. 인수·합병(M&A) 강의가 있던 날이었다.
열기에 놀랐다. 두 명이 앉으면 알맞을 법한 책상에 세 명씩 붙어 앉았다. 이런 책상이 서른 개쯤 있었고, 이조차 못 챙긴 사람은 맨 뒤에 의자만 놓고 앉았다. 중고등학교 교실보다 조금 큰 강의실에 100명이 넘게 몰린 것 같았다.
울산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 참석자는 "부산에서 일을 보고, 강의를 들으려고 부랴부랴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전에도 교육을 받았다. 기자와 함께 맨 뒤에 앉은 한 대기업 직원은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모르고 왔다"며 놀라워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성장기업팀은 해마다 이런 자리를 만들고 있다. 성장기업팀은 혁신성장지원부에 속한 조직으로 구성원은 모두 7명이다. 여기서 M&A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은 2~3명 정도다.
성장기업팀에 물었다. 실제로 100여명이 얼마 전 열린 M&A 강의를 찾았다고 했다. 애초 정원은 80명이었다. 물론 M&A에 관심을 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가 많았다. 비상장사도 거래소에서 운영하는 'M&A 중개망'에 가입하면 참석할 수 있었다. 거래소는 '매도기업 설명회'도 연달아 열었다. 여기서 M&A 물건 21개가 소개됐다.
회사를 2세에 물려주기보다는 팔려는 창업자도 늘었다. 갓 만든 스타트업마저 매물로 나온다. 회사를 팔고 새로 키우는 일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젊은 스타트업 대표가 많다고 한다.
전진수 팀장은 "기업은 M&A로 성장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며 "성장이 멈춘 산업을 중심으로 M&A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M&A 짝짓기 도와주는 거래소
거래소는 2016년 6월 상장법인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돕는 M&A 중개망을 열었다. 결혼정보업체처럼 M&A 중매를 선다. M&A 중개망 회원사는 현재 500곳가량이고, 매물은 160곳가량 올라와 있다. 거래소는 지금까지 M&A 16건을 성사시켰다.
M&A를 원하는 기업은 아직까지 큰돈을 내야 하는 경영자문업체나 회계법인을 주로 찾는다. 이런 곳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서다.
거래소가 만든 M&A 중개망은 경영자문업체나 회계법인보다 적은 돈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매물을 보유하고 있다.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큰 관심을 갖는 이유다.
전진수 팀장은 "처음부터 M&A 전문업체에 맡기면 사전 수요조사 단계에서 실명이 드러날 공산이 크다"며 "거래소 중개망을 활용하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